남궁창성 편집부국장 겸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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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해 연말 2006년 '올해의 인물'로 '당신(You)'을 선정했다. 리처드 스텐겔 편집국장은 "우리가 아니라, 당신이 정보화 시대를 변화시키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올해의 인물로 당신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타임은 영상파일 공유사이트, 마이 스페이스 등 개인 블로그를 예로들며 디지털 민주화라는 새로운 사회현상의 틀을 만들고, 전세계 미디어 영역을 장악한 점이 '당신'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자는 디지털 민주화의 주인공으로서 '당신'보다 지난 병술년 한해동안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온 수많은 이름모를 일상의 주인공인 당신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고 싶다. 취업난을 딛고 공무원이 된 계동형(35)씨. 명퇴 은행원에서 사회복지 전문강사로 변신한 최의경(52)씨, 20개월의 군생활을 마치고 사회인으로 돌아간 남성진(24)씨. 수해를 딛고 이웃과 새해를 맞은 방금옥(59)씨 등등. 이들은 우리들에게 희망과 꿈 그리고 일상의 소중함을 선물했다는 점에서 올해의 인물이다.
 계동형씨는 지난 96년 강원대 행정학과를 졸업한후 뒤늦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 2005년 8월 춘천시청 공무원에 임용됐다. 그는 취업난이 가중되고, 민간기업의 고용불안이 심화되는 현실에서 공무원 시험에 응시해 공무원의 꿈을 이뤘다. 그리고 지난 2006년 한해동안 춘천시청 민원지적과에서 민원인과 상담하고, 민원서류를 발급해주면서 어엿한 공복으로 다시 태어났다.
 2004년 반평생 다니던 은행에서 퇴사한후 뒤늦게 사회복지학을 공부해 사회복지 전문강사로 변신한 최의경씨도 올해의 인물이다. 최씨는 은행을 퇴직한후 서울로 2년여 동안 통학을 하며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해 이제는 사회복지 전문강사가 됐다. 명퇴 은행원에서 사회복지 강사로 변신한 최의경씨. 그는 명퇴의 아픔을 딛고, 당당히 꿈을 이뤄 내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50대 직장인과 60대 은퇴자에게 희망을 줬다.
 지난해 연말 인제경찰서 112 타격대를 제대한 남성진씨도 올해의 인물이다. 2005년 초 입대해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인제에서 군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남씨는 20대의 한국 남자들이 한번씩 겪는 군생활을 통해 몸과 마음이 훌쩍 컸다. 군생활 중 인제에 사는 33명의 나홀로 노인들에게 자원봉사 아주머니들이 정성껏 준비한 도시락을 배달하며 홀로 여생을 보내는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덜어드렸다. 또 지난해 7월 인제를 강타한 수해를 복구하며 이웃과 아픔을 나누며, 성숙해 갔다.
 현재 평창군 진부면 수재민 컨테이너촌에서 생활하고 있는 방금옥씨도 올해의 인물이다. 그는 지난달 21일 수해에서 건진 유일한 재산인 콩으로 순두부를 만들어 이웃과 함께 나누며 모처럼 웃을 수 있었다. 수해의 아픔을 딛고, 이웃과 정을 나누며 새해의 꿈을 키우고 있는 방씨는 우리 자신이자, 우리의 이웃이다.
 새해가 밝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산과 바다를 찾아 용솟음치는 새해 첫날 붉은 태양을 바라보며 새해 소망을 빌었다. 대학 입시, 취업, 내집 마련, 건강, 결혼 등등. 우리는 올 한해도 우리의 아버지의 아버지가 그러했듯, 어머니의 어머니가 그러했듯 현실의 어려움을 헤치고, 정해년 한해를 담대하게 살아갈 것이다. 꿈과 소망을 간직한 채 가족, 이웃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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