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역의료보험과 직장의료보험업무를 총괄하는 기관이다.

전국 시.군.구 235개 지사에 직원수만도 1만500명이 근무하고 있고 1천652만 건강보험가입자에게 안내문 한통 보내는데만도 무려 30억원이 소요되는 국내 최대의 공공기관이다.

건강보험공단은 요즘 ‘범국민 진료비영수증 주고받기 캠페인’에 전력을 쏟고있다.

도지사재직시절 ‘농어촌잘살기운동’을, 노동부장관시절에는 ‘新노사문화캠페인’을 주창했던 李相龍이사장(68.홍천출신)이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은 진료비 영수증 하나면 끝난다”며 건강보험재정의 중추적인 제도로 밀어부치고 있기때문이다.

5일 오후 서울마포구 건강보험회관내 집무실에서 李相龍이사장으로부터 ‘범국민 진료비영수증 주고받기운동’의 배경과 공단기능 혁신을 통한 對국민서비스 제고방안을 들어보았다.

-이사장에 취임하신지 4개월이 지났는데 생소한 분야에서 근무하면서 어려움은 없습니까?

▲“공직생활중에는 많은 기관을 거치며 일을 했지만 건강보험은 전혀 생소한 곳입니다. 사실 공단이사장 권유를 받고 20여일 망설였던 것도 조금은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어요.

취임한 뒤 공단이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공공서비스기관으로 다시 태어나야한다는 각오로 개혁을 시작했습니다. 보험재정 파탄의 주역, 전화도 잘 안 받는 공공기관, 상시파업하는 노사관계 등의 지탄을 해소하고 신뢰받는 공단, 희망을 주는 직장, 경쟁력있는 조직으로 만드는 혁신적인 과제들을 도출해 이를 밀어부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 재정통합과 재정건전화문제가 한동안 사회이슈로 대두되어왔는데 현재 상황과 공단의 입장은 어떤 것입니까?

▲“지역.직장으로 분리운영되고있는 재정통합은 ‘지역 직장간 보험료부과체계가 이원화되어있고, 지역가입자의 소득.재산파악이 어려워 형평유지가 불가능하므로 자영업자의 소득파악률이 높아지는 것을 기다려 2003년 6월까지 구분계리한다’고 되어있습니다.

이는 보험재정의 계리상의 문제로, 재정통합이라는 원칙을 전제로 한 것이며 지역.직장간 보험료 부담의 불공평은 심각한 문제이기때문에 그 준비는 철저히 해야할 것입니다. 지역가입자중 5인 미만의 자영업자는 지난해 7월부터 직장가입자로 자격이 바뀌고있고, 우리 경제여건이 세계화 지구촌시대로 급속히 옮겨가면서 경쟁력확보를 위한 노동시장의 유연성문제가 강조되는 등의 상황을 감안할 때 부과체계의 일원화는 시급한 과제로 보고 정부와 협의해서 대처해가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재정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공단의 자구노력이 궁금합니다.

▲“지난해 5월 정부에서 5개년계획을 수립, 2006년도에는 보험재정 수지를 흑자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그 첫해인 지난해 국회사정때문에 입법이 늦어져 정부부담금에서 3천296억원이 결함이 생겼고, 퇴직금 중간정산에 따른 비용 3천210억원이 차질이 생긴 것을 놓고 마치 보험재정운영상 적자가 난 것처럼 매도하는 것은 구시대적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李이사장은 “지난 3월부터 건강보험재정건전화특별법이 시행돼 지역보험의 50% 해당액을 국고와 담배부담금에서 지원해주고 있어 지난 1,2월분은 문제가 되더라도 큰 틀의 재정안정기반은 구축된 셈”이라며 “보험료징수율을 100%로 끌어올리고 보험료납기를 익월 10일에서 당월말로 앞당기며 자동이체의 확대, 임직원 연월차휴가의 철저한 실시 등을 통해 수입은 늘리고 지출은 줄여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진료비영수증 주고받기도 같은 맥락에서 전개되고있는 것 같은데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까?

▲“현행 규정에 병.의원이나 약국 등 요양기관은 진료비영수증을 발행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어요. 그런데 처벌규정이 없어 잘 지켜지지 않고있는게 사실입니다. 지난 1월 실태를 조사해보니까 진료비영수증 발행률이 12.5%밖에 안되더군요. 발행하지 않는 이유의 96%는 환자가 요구하지않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진료비영수증 주고받기 범국민운동을 추진하는 배경입니다. 이 운동은 정부에서도 시행을 못하는 어려운 일이라는 점, 우리 공단과 국민, 그리고 요양기관이 3위일체를 이루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특수성을 고려해 소득세법상 의료비 공제제도를 보완, 국민의 참여를 유도하고 전국 9개도의 1개 시.군씩 33만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펼치면서 문제점을 보완해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강원도의 경우 춘천시를 대상으로 영수증 보관함을 전 세대에 보급하고 홍보와 교육을 계속하며 요양기관에 대한 현장계도에 나서고 있습니다.

진료비영수증을 꼬박꼬박 챙겨 이것이 자료가 돼 보험급여의 투명성이 확보되면 재정안정에 기여하고 보험가입자는 물론 요양기관, 공단 모두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李이사장은 곧 춘천 등 시범지역 전 가정에 나눠줄 진료비영수증 보관함의 시제품을 직접 보여주며 “젊은 부부들은 물론 각 가정에서 잘 보이는 곳에 걸어놓고 진료비영수증 등을 모아놓을 수 있게 색상 디자인 등을 전문용역기관에 의뢰해 보기좋게 제작했다”고 자랑했다.

-보험민원과 관련된 국민들의 불만이 많은 것 같습니다.

▲“지난 한해동안 보험가입자들이 시.군지사를 방문했거나 전화로, 우편 등으로 신청한 민원업무가 5천599만건이니까 공단내부의 업무는 고사하고 국민적 불편이 얼마나 컷겠습니까?

민원부터 줄여야겠다고 생각해 떠올린 것이 건강보험증을 각종 신분증으로 대체해보자는 아이디어였습니다. 보험증은 원래 국민의 일부만 건강보험에 가입된 상태에서 진료자격확인 및 무자격자의 급여방지를 위해 발급되었지만 지금은 모든 국민의 건강보험 정보에 대한 통합시스템이 구축돼 그럴 필요가 없어졌어요.

그런데도 지난해 신규, 분실, 훼손 등으로 발급된 건강보험증만도 무려 1천618만건이나 돼 민원업무가 적체되고 국민들도 병의원이나 약국갈때 따로 보험증을 챙기느라 불편하고, 요양기관에서는 급여청구때 오류발생에 따른 불편 등의 어려움을 그대로 안고왔어요.

그래서 건강보험증 발행을 중지하고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학생증 등으로 대체키로 했습니다. 본부의 전산시설확충과 요양기관의 서버처리 준비사정 등을 감안, 대도시부터 단계별로 시행할 겁니다.”

공단은 이와함께 보험료부과에 따른 민원을 줄이기위해 소득.재산과세자료를 년 1회 확정부과하고 본인신고에 의존하던 부동산거래 관련자료는 관계기관간 자료의 전산연계를 통해 오는 7월부터 민원불편을 해소할 계획이다.

또한 직장이동시 피부양자 자격 자동변동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지난해 50만4천건이나 발생했던 신고지연기간동안 지역보험료부과에 따른 악성민원을 해소하고 고질적인 전화민원 요인 역시 표본지사를 선정해 정밀조사를 거친뒤 특별대책을 강구, ‘전화를 잘 받지않는 기관’이라는 불명예를 씻어내겠다는 각오이다.

-고향은 자주 찾으시는지. 정치권일각에서 출마설도 나오고 있는데.

▲“도정을 이끌면서 낙후한 고향의 발전에 애착을 갖게되었지만 요즘에도 자주 찾습니다.

정치의 계절에는 원래 출마설과 같은 추측이 무성한 것 아닙니까?

후배들이 준비하고 있고, 공단 개혁작업이 워낙 큰 일이고 또 많아 보험재정을 안정시키고 민원서비스를 획기적으로 혁신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李이사장은 “젊은 사람 못지않게 의욕있게 일하고 주말이면 테니스를 12~13게임씩 뛰고있다”며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건보공단의 이사장은 누구보다 건강해야되는게 아니냐”며 웃어보였다.

崔正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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