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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병 선

강원지방기상청장
지금부터 6년 전인 2001년 5월 1일 동해중부 해상의 동해시와 울릉도 사이의 중간 지점에 폭 3m 길이 6m의 선박형부이(NOMAD형)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설치되었다. 이 부이는 동해해상의 거센 파도 속에서 해상안전을 위한 임무를 무사히 완료하고 이제 퇴역을 하는 시점에 이르게 되었다. 기상청에서는 약 9억원의 예산을 투자한 교체부이를 신동디지텍에서 국내기술로 제작해 지난 10월 15일 아침 동해시에서 동쪽으로 약 70km 해상(65-7 해구, 수심 1518m)의 목표지점에 무사히 계류하였다. 1차 계류는 10월 13일에 시도하였으나 해상에서 작업하기에 좋지 않은 기상상태로 인해 15일로 연기하게 되었다.

이번에 새로 교체된 부이는 초기 부이보다 성능면에서 많이 보강돼 풍향 풍속, 수온, 유의파고 등 11종의 해상기상관측을 매시간 자동으로 관측하여 위성을 통해 수집하고 있다. 동해상의 거친 파도와 악기상에서도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전원 부분도 대폭 보강하였으며, 해상작업의 위험성을 감안한 보호 장치 강화와 함께 주요 시설의 탈·부착 단순화로 해상에서의 작업 효율성도 극대화하였다. 1차 부이의 운영 과정에서 알게 된 예상되는 위해요인으로부터 부이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강화해 부이에 무리한 힘을 주게 되면 현지에서는 물론 지상관제소에도 경고가 울려 즉각 대처에 나설 수 있도록 개선하였다.

2001년에 처음 설치된 이후 동해 부이는 2년간은 무사고를 기록했으나 이후 모두 8차례의 사고가 있었으며, 그 원인은 충돌로 인한 부이 마스터 파손 1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계류선이 절단되었던 사고였다. 특히, 금년 들어 2월초에 재설치하였던 부이가 계류 후 한 달 만에 다시 사고를 당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현 위치에서의 이전을 면밀하게 검토하게 되었으나 많은 관측망을 유지할 수 없는 해상기상관측의 특성으로 인해 현 위치가 동해의 해상상태 파악에 아주 중요한 위치로 판단됨에 따라 현 위치에서 부이를 이용한 해상기상관측을 지속하기로 방침을 결정하였다.

이를 위해 그동안 해양 종사자들에 대해 소극적으로 시행하였던 부이 홍보를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바꿀 필요성이 대두하게 되었다. 우선 해양에 관련된 해양수산부, 해군, 해양경찰청, 수협 등 관계기관에 공문을 보내 동해상에서 발생하였던 부이사고 상황을 상세하게 전파하고, 국민의 세금을 사용한 국유재산인 부이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사고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문제점을 해결하도록 능동적이고도 지속적인 협조를 당부하였다. 기상청에서는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유관기관과 직접 협의 또는 공문을 통해 협조를 당부하는 한편, 기존의 해양 종사자들에 대한 홍보와 함께 신문, 유선방송 등 매스컴을 활용한 동해부이 홍보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질 예정이다.

매시간 연속 관측된 부이자료는 해상기상상태를 감시하는데 기본적인 자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동해해상 예보와 특보를 생산하는데 객관적인 기준으로 이용되어 왔다. 신규 부이도 해상기상관측의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더욱 다양해진 자료들을 산출할 것이며 그동안 누적된 동해 부이의 축적 자료는 동해해상에서의 유일한 해상기상통계자료로 앞으로도 유용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파도가 잔잔한 날, 묵호와 울릉도 항로의 중간 지점을 지나다보면 노란색을 띤 조그만 배인 해상기상관측부이를 발견할 수 있으며 배를 운항하는 선원에게 확인한다면 더욱 확실히 볼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의 안전운항과 나아가서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외롭게 서 있는 해상기상관측부이를 모두 함께 아껴주기를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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