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지나간

자국마다

새 생명이 잉태를 준비하고

나뭇잎 지는 소리가

작은 창을 가린다.



흩어진 사물들이

하나로 모이고

하늘로 가는 길이

훤히 열린

가을의 자락에서

한 생명의

소멸과 탄생을 위하여

햇살은

몸살을 앓고 있다.

마른 잎에 얹히는

그리움의 무게처럼

한 옥타브 높게 들려오는

풀벌레 울음소리….



그대여,

하늘이 눈부신 이 가을에

우리는

가진 것 없어도

넉넉한 마음으로

마음속 한곳 쯤은

비워놓고

아름다운 사랑을 하자.



김선영·한국농촌공사 원주지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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