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측 “존폐 위기”… 철원군 “의회 예산 낭비 지적”

올해부터 심원사로 주최 변경

철원군이 매년 지급하던 김시습 추모 다례제 예산을 올들어 전액 삭감해 관련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김시습 추모 다례제는 철원에 은둔하며 선비사상과 얼을 문학에 용화시켜 지키려 했던 매월당의 정신을 계승하고 고증 연구를 통해 매월당의 독특한 차(茶)법을 보급하기 위해 매년 개최해 오고 있다. 올해도 (사)중정다례교육원과 대한불교 조계종 심원사는 27일 오전 10시 근남면 잠곡리 매월대에서 제6회 매월당 김시습 추모 헌다례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다례제에는 전국 차 단체회원과 동호인을 비롯한 지역 내 기관·사회단체장, 청소년, 주민, 군인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 의식에 이어 김시습 사상 발표회, 다시(茶詩) 낭송, 동래학춤 시연, 선비차 시연, 차 시음회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가 진행된다.

조선 세조 때 생육신의 한 명이었던 김시습 선생은 조상치 등과 함께 철원군 근남면 잠곡리 복주산 주변에 은거하며 단종의 복위를 도모하는 한편 차와 관련된 많은 시를 남긴 다도인이다.

하지만 행사 주최측은 “지난해까지 지원되던 철원군의 행사 보조금 200만원이 돌연 삭감돼 행사자체가 존폐 위기에 놓이는 상황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다행히 도청 및 강릉시의 지원과 심원사와 도피안사 등 불교계의 도움을 받는 등 우여곡절 끝에 올 행사를 개최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는 철원군이 주최하고 중정다례원이 주관했지만 올해부터는 철원군이 예산지원을 중단해 주최가 조계종 심원사로 변경됐다.

이에대해 철원군 관계자는 “김시습 선생을 기리는 제사를 매년 봄·가을 철원향교 주최로 거행하고 있기 때문에 김시습 추모 다례제에 대해 철원군의회 등으로부터 불필요한 중첩 행사로 예산을 낭비한다는 지적이 있어 올해부터 예산지원을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철원/김용식 ys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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