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겨울 차디찬 대지위를

힘겹게 뚫고 솟아오르던

푸른 생명들은

따사한 춘풍이 불어오던 어느 봄날

미소고운 자태로 우리들 곁에서

새 희망의 꽃으로 활짝 피었습니다.

유난히도 굵었던 빗방울

폭포수같은 눈물로 영동지역의

피서객을 내쫓던 야속한 여름 하늘은

온데간데 없이

파란 가을만 가쁜숨 몰아쉬며

어느새 우리들 곁에

머물고 있습니다.

황혼의 붉은 불빛으로

온 산야를 곱게 물들일 즈음이면

한 갓 미물에 지나지않는 사람들은

누구나 시인이 되어

덧없는 인생을 노래합니다.

한줌 흙으로

자연의 일부가 되어버릴 우리들

바람에 흩어지는 만추의 낙엽들처럼

언젠가는

피곤하고 힘들었던 영혼들도

하늘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찾겠지요

가슴엔

어느새 싸늘한 삭풍이 밀려옵니다.

흔들리는 슬픈 영혼속에도

눈꽃 피어나는 겨울이

곧 오려나봅니다.

계절의 향연이 끝나가고 있음을요

박승일·정보통신부 속초수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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