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병 선
강원기상청장
금년 여름철에 강원도는 비교적 기상재해가 많지 않았으나 마른 장마와 8월의 지루한 소나기, 간간이 나타났던 폭염이 8월 하순까지도 이어지는 기상이변이 있었다. 장마철이 끝난 후 8월 들어 오랫동안 비가 내려 기후변화와 연계해 장마에 대한 개념을 바꿔야 한다는 논란도 있었다. 9월 초에 들어서도 영동지방에서는 지속적으로 비가 내렸다.

이러한 기후변화는 우리나라는 물론 전지구적으로 발생해 홍수, 가뭄, 열파에 대한 보도가 전세계 매스컴에서 잇따랐다. 또 올해 3차례에 걸쳐 발표된 UN 산하 정부간 기후협의체(IPCC)의 부문별 4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의 급변과 생태환경의 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기 위해 차기 대통령선거에서는 후보자의 기후변화 대응정책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자연환경 변화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기상청은 환경부, 건설교통부, 소방방재청 등 자연 재난관련 부처와 공동으로 국가 차원의 5개년(2007년부터 2011년까지) 중기 대책인 기상업무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그 비전을 ‘월드 베스트 365’로 결정했다. 월드 베스트 365 비전은 기상정보 서비스를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5개년 중기 대책은 2011년까지 우리나라의 기상기술력을 현재 세계 11위에서 6위로 높이기 위한 여러 정책을 추진해 △기상재해 피해 최소화 △유비쿼터스 기상정보 서비스 구현 △기상 관련 국제협력 및 역할강화 등 3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성공적으로 이룩하기 위해 △사전예방 능력제고 △삶의 질 향상 △지속가능한 발전 선도 △국제협력 강화 △미래 도약기반 강화 등 5대 전략을 세웠다.

선진국에서는 재해예방에 대한 경제적인 가치를 인식하고 조기 경보를 최대의 과제로 삼고 있다. 기상재해 사전예방을 위해서는 예보정확도의 향상이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태풍, 집중호우, 폭설 등 악(惡)기상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상청은 한반도와 인근지역을 대상으로 해양의 기상을 상세히 관측하는 3차원의 입체 상세 관측시스템과 짧은 시간에 국지적으로 피해를 주는 집중호우를 예측하기 위한 초단기 예보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슈퍼컴퓨터의 수치예보 모델을 더욱 정교하게 개발할 계획이다.

올 여름에 시험운영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 시행하게 되는 폭염특보제 외에 안개다발 위험지역에서의 안개특보도 앞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또한 다양한 기상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형태로 이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정보 전달 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건설, 운송, 농업 등 기상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산업들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2%로 미국 42%에 비해 10%가량 높으며 기상에 대한 투자가 20배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처럼 기상정보는 국민들의 삶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민간을 통한 다양한 기상정보의 고부가가치 창출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현재 미미한 수준의 국내 민간부분 기상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으로 ‘기상산업 진흥법’ 제정을 추진 중에 있다.

기상청은 월드 베스트 365 비전을 성공적으로 달성해 오는 2011년에는 악(惡)기상 예측 선행시간을 현재보다 2배 이상 앞당겨 국민의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줄일 것이며 기후변화의 적응과 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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