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 상
오대산 조선왕실의궤 환수위 간사
지난 여름 우리는 뜨거웠던 여름과 함께 더욱더 뜨거웠던 강원도민의 열의를 보았다. 수해로 고통받고 신음하며 힘들어했던 그 여름에 조선왕조실록 환수기념 고불제를 지낼 때 너무나 많았던 도민의 박수소리, 함께했던 그 자리를 잊을 수 없다. 우리 강원도의 힘이 얼마나 크고 웅장하며 강렬한지를 다시금 보게 되었던 자리였던 것 같다. 필자는 가끔 우리 강원도가 어찌하면 전국 제일도가 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한다. 사람수가 적다고 멸시받고 강원도는 대한민국의 허파라는 이름으로 개발제한 받고 겉으로는 위하는 척하며 안으로는 시들어버린 꽃처럼 인구가 줄든 지역민이 힘들어 신음하든 그냥 무시당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이젠 사대주의와 패배주의를 버리고 중앙으로 나아가 강원도가 당당한 자리를 요구해야 될 때가 된 것 같다. 지난해, 월정사와 봉선사는 ‘조선왕조실록환수위’를 조직해, 치열한 반환운동을 벌여 왔다. 그 결과 도쿄대에 소장되었던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본 47책은 2006년 7월14일 서울대에서 개최된 ‘인도인수식’을 통해 우리나라로 93년만에 귀환했다. 이는 ‘조선왕조실록환수위’의 공식출범이후 4개월만의 일이었고, 환수운동에 동참했던 정치권과 시민운동 단체, 언론들의 후원, 재일동포와 ‘조선불교도연맹’에 이르는 국제적 연대에 힘입은 ‘민족사적 쾌거’였다. 국가적인 기쁨이기도 했지만 우리 강원도민에게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사건이기도 했던 것 같다. 반만년의 긴 세월을 우린 항상 남들에게 기대어 자주적이지 못한 약한 모습으로 우리는 어둠속에서 힘들어하고 신음했던 것 같다. 고려와 조선이라는 나라일 때는 중국의 힘에 밀려 억압받고 조선후기때는 일본에게 지배를 받으며 나라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사대주의와 친중국 친일본 세력에게 우리의 운명을 맡겨 지배가 당연히 된 그런 시절을 지내왔다. 시대가 변해 이젠 당당히 한국은 세상의 중심으로 나아가 세계경제10대국으로 발전했고 정치적으로 군사적으로도 중요한 나라가 되었다. 대한민국이라는 이름만으로 전 세계 어디를 갈 수 있고, 어느 나라에서든 우리의 권리를 주장할 수도 있다.

이런즈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나아간다면 무엇이든 할 수있지 않을까? 조선왕조실록이 아직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 경복궁 한 박물관에서 지내고 있다. 왜 우리는 지방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보물과 문화와 재산을 빼앗겨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보지 않아야 할까. 청주에서는 빼앗긴 문화재 직지심경이라는 이름으로 청주의 다른 이름을 만들어 놓았다. 강원도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생겨 단순히 강원도는 청정지역, 사람들이 쉴 수 있는 휴식처만 있는 것이 아니고 전통과 역사가 살아 숨쉬는 그리고, 자주적인 고장이라는 의식이 생겨야 하지 않을까 한다.

도립미술관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참 다행스런 일이라 생각된다. 여기에 덧붙여 그 만큼의 열의와 정성으로 박물관이 하나 더 생겨서 조선왕조실록이 제자리에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시 월정사는 일본 왕실 궁내성에 있는 조선왕실의궤 오대산본을 환수하려 하고 있다. 이 역시 환수받고 중앙정부에 빼앗길까 심히 두렵기도 하지만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이 움직임이 당연히 필요 할 것이다. 하지만 실수를 두 번 반복해서는 안 될 것 같아 조심스레 이런말을 해 본다. “강원도가 살아야 대한민국이 살 수 있다”고… . 사랑합니다. 강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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