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정 희 강원대 가정의학과 교수

▲ 양정희 강원대 가정의학과 교수
요즈음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기침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밤이나 새벽에 기침이 더욱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매년 찬바람이 불 때면 기침이 심해진다는 경우가 있는 데, 이는 찬 공기가 기도를 자극하여 기침이 나오기 때문이다. 기침이 오래 지속하면 천식인지 검사가 필요하며, 일부에서는 천식은 아니지만 기도과민성이 있어서 기침이 오래 지속되기도 한다. 가래가 동반되는 경우 가래가 진하면서 기도 안쪽에 끈적끈적하게 달라붙어 있어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있는 데, 이 때 진해거담제를 처방해 드리기도 하지만 반드시 물을 많이 마시도록 권해 드린다. 우리 인체 내에 수분이 부족하면 당연히 가래도 진해지기 마련이다. 이 때 물을 많이 마시면 가래도 묽어지게 된다. 평상시에도 물을 하루 8컵 이상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은 데, 특히 감기,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이 있으면 특히 수분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요즈음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들면서 공기가 많이 건조해지면서 피부가려움증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은 데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물을 많이 마셔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가래를 묽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또 한 가지의 방법은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가습기를 사용하면 들이마시는 공기의 습도가 높아져 가래가 묽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때 가습기의 차가운 김을 직접 들이마시게 되면 기관지를 자극하여 기침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직접적으로 들이마시지 않게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방안이 건조하면 기침, 코막힘 같은 증상이 더욱 심해지므로 가습기를 사용하여 습도를 맞춰주는 데 습도는 50∼60%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방안의 온도는 20도 정도가 적당하다. 만약 습도도 높고 방안 온도도 높으면 고온다습한 환경이 되어 여러 세균이나 곰팡이가 잘 자라게 되므로 습도와 온도를 적절하게 맞춰주는 것이 좋고 매일 집안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좋다. 가습기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가습기 안의 물을 갈아주지 않고 오랫동안 그대로 두면 가습기 통 안에서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하게 되고 가습기를 사용할 때 그 균들이 가습기의 김을 통해 공중으로 나와서 우리가 숨을 쉴 때 우리의 호흡기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건강에 좋으라고 사용하는 가습기가 오히려 건강을 해치게 되는 것이다. 가습기의 물은 매일 새로 갈아주어야 하고 물을 갈아줄 때 물통 속까지 청소를 해 주어야 한다. 가습기의 물은 그냥 수돗물보다는 끓여서 식힌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천식이나 다른 호흡기 질환이 있는 분들이 새벽에 찬바람을 마시면서 운동을 하게 되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어 건강에 좋지 않으므로 기온이 떨어지는 새벽이나 밤에는 되도록이면 운동을 하지 않도록 한다.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이 있는 분들도 찬 기온에 갑자기 노출되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이전에 운동을 하지 않다가 기온이 떨어진 요즈음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신 분들이 특히 주의하여야 한다. 기온이 올라가는 낮 시간에 주로 운동을 하는 것이 좋고, 달리기보다는 빠르게 걷기를 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다.

나이 드신 분들은 노화현상으로 피부가 많이 건조해져 있는 데다 요즘 공기가 건조하니 특히 가려움증이 심해진다. 날씨가 춥다고 뜨거운 목욕이나 사우나를 하게 되면 피부건조증을 더욱 악화시키다. 샤워를 자주하거나 때를 미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난 후 물기가 마르기 전에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