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가 신봉승씨 ‘일본을 답하다’ 출간
일본 역사.문화 르포 형식 서술

▲ 책 '일본을 답하다'
우리 국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나라, 그러나 제일 배우고 싶어 한다는 나라 ‘일본’. 예술원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릉출신 극작가 신봉승씨가 일본 현지를 발로 누비며 쓴 ‘일본을 답하다’(선)를 내놓았다. 일본 땅을 밟고(踏), 또 일본에 대해 대답(答)하다는 의미로 ‘답하다’라는 제목을 썼다. 일본의 역사와 문화, 일본인의 의식을 현장 르포 형식으로 살펴보고 있는 저자는, 한국과 긴밀한 일본 땅 '대마도'를 시작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대마도로 가야 하는 것은 면암 최익현 선생의 마지막 행적을 더듬어보기 위해서다. 나도 면암 선생처럼 뱃전에 기대서서 까마득히 멀어지는 부산항을 바라보면서 그 때 면암 선생이 느꼈던 처연한 생각…, 전부일 수는 없어도 손톱만큼이라도 그 분의 심정을 가늠해 보고 싶어서다.” 조선을 지키기 위해 단식하면서 죽음을 맞기로 작심한 면암 선생의 눈에 비친 고국산천의 모습은 통한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일본인들의 말과 태도에 대해서는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라는 상반된 표현으로 설명한다.

“혼네는 ‘본심이 담긴 말’이라는 뜻이고, 다테마에는 ‘겉치레…, 향용하는 말’이라면 어떨지 모르겠다. 한가지 말을 놓고 진심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경우는 더러 있지만, 애초부터 말의 쓰임을 이같이 갈라놓고 쓰는 것은 아무래도 좀 께름칙하다는 생각이 든다.

매번 그 말이 ‘혼네’인지 ‘다테마에’인지를 확인하면서 대화를 진행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뗄레야 뗄 수 없는 한국과 일본의 문화, 변화하는 일본문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일본문화는 그 원류를 한국에 두고 있는 것이 많다. 그래서 일본 땅을 파보면 백제가, 아니 조선이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 경우에도 완벽한 일본문화가 정착되고 있다는 사실이 대단히 중요하다. 도자기가 그렇고, 옻칠이 그렇고, 절이 그렇고, 불상이 그렇고, 한문이 또한 그렇다.” 조선인 전쟁포로로부터 시작된 일본의 도자기문화가 조선도자를 앞지르면서 세계적인 명품으로 평가받게 된 데는 일본인 스스로 그들의 도자문화를 사랑하고 애용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 일본 야스쿠니 신사
발길은 한국인들을 분노케 하는 야스쿠니 신사로 향한다. “거기가 대체 뭘 하는 곳이기에 그리도 말이 많은가. 야스쿠니 신사에는 러일전쟁, 청일전쟁, 제2차 세계대전 등에서 목숨을 잃은 군인들의 위패 246만6000여 주가 봉안되어 있다.… 전몰장병의 넋을 기리는 야스쿠니 신사가 예외의 장소가 된 데는 소위 전범자의 위패를 합사하면서부터다.” 저자는 이미 당시 천황이었던 히로이토가 “장차 이 일(합사)로 인해 큰 환란을 겪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고 밝히면서 전범 유해 분리를 거부하는 일본 정부의 논리를 비난한다. ‘신도의 교의상 일단 가미(神)가 되면 인간이 넣고 뺄 수가 없다’는 일본의 논리는 원시신앙을 맹종한다 해도 성립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과거의 반성을 외면하는 일본에 대해 ‘일본은 신이 다스리는 나라냐’고 묻는다.

책은 일본 땅에 뿌리내린 조선인들의 숨결, 다다미 여덟장과 유신의 길, 일본을 파보면 백제가 나온다 등 양국의 연관 관계 속에서, 일본을 살펴보고 있다.

강릉 출신인 저자 신봉승씨는 강릉사범과 경희대·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추계 예술대영상문예대학원 대우교수로 있다. 이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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