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기관 보안·2차오염 우려 개방 기피 추진 난항

블루길과 큰입배스 등 외래어종에 잠식되고 있는 철원 민통선내 토교저수지의 생태계 회복 프로그램이 관련 기관간 입장 차이로 겉돌고 있다.

철원군에 따르면 토교저수지는 생태교란 어종인 블루길과 큰입배스가 90%가까이 잠식하고 토종어종의 치어까지 잡아먹으면서 생태계의 교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 처럼 사태의 심각성이 확인됨에따라 지난 3월 철원지역 생태계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해 육군 6사단. 철원군. 농촌공사철원지사. 중앙생태계환경보존연구회. 원주지방환경청이 녹색협약을 체결하고 토교저수지에 대한 생태계 회복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토교저수지를 관할 및 관리하는 군부대와 농촌공사측이 각각 보안 및 관리상 문제를 이유로 개방을 꺼림에 따라 지금까지 일부 단체가 지난 8월 토교저수지에 대한 생태계 교란어종 분포도 조사를 실시하고, 지난 9월 외래어종 퇴치행사를 갖는 등 소규모 활동을 가졌을 뿐 생태교란어종의 본격적인 제어 및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군부대측은 “지금도 일부에서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고 토교저수지 등 군사제한 구역을 무단 출입하는 경우가 있어 군사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민북지역에 있는 토교저수지 출입 허용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또한 저수지를 관리하는 농촌공사측도 “일반인들에게 토교저수지를 개방해 생태계 교란어종을 포획하게 할 경우 토종어류의 보호 및 저수지 수변오염. 안전관리 문제 등으로 인한 또 다른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며 “외래어종 퇴치과정에서 본연의 목적이 전도되는 부분이 우려되며 포획에 따른 부작용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군부대 작전상 중요지역에 있는 토교저수지의 경우 유역 대부분이 지뢰 미확인지대로 민간인의 접근이 어려우며 지난 96년과 99년 대홍수시 유실된 지뢰가 저수지로 유입된 것으로 알려져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중앙생태계환경보존연구회는 “민통선내에 위치한 저수지의 경우 생태환경을 관리할 주체가 명확하지 않고 현재 심각한 수준에 도달한 만큼 정부의 환경부처가 관리주체가 되어 파괴된 환경의 회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동원 원주지방환경청장은 “단기간 내에 교란된 생태계가 회복될 수는 없으며 유관기관들이 서로 협력하여 자연생태계를 회복시키려는 노력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반드시 우리의 자연환경과 생태계를 지켜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6년 준공된 335㏊ 규모의 토교저수지는 축조후 국립수산진흥원 청평내수면 연구소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배스 550여마리를 수입. 방류했으며 동송읍 양지리 주민들도 블루길과 배스 치어 500여마리를 방류했다.

철원/김용식 yskim@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