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을 긴장으로 몰아 넣었던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시험이 별 탈없이 무사히 끝났다. 우선 시험을 치르느라 애쓴 학생들에게 격려를 보내며 또한 그동안 자녀들의 뒷바라지에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은 학부모들에게도 위로의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 수험생 모두가 최선을 다한 만큼 겸허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는 차분한 마음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고 3 학생들의 입장에서 수능이 끝났다고 자칫 들뜬 기분으로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될 것이다. 수능시험이 끝난후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그리고 시험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마지막까지 학교생활에 충실하면서 수능이후의 고 3학생들을 위한 특별 면학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면서 자신의 진로를 탐색해 나가기 바란다.

이제 12월 12일 수능 발표일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생각될 지 모르지만 이 기간동안 자신의 적성과 소질에 기초하여 진로를 제대로 설정하는 일, 앞으로의 전형에 대비하는 일, 대학 입학후의 계획수립 등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자신의 인생과 관련된 중요한 일들에 대해 가장 자유롭게 사색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지금까지 1학기와 2학기 수시모집 등에서 대학진학의 꿈을 이루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남은 특별 전형과 정시 모집을 실시하는 대학들이 많이 남아 있어 이에 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수시 2학기와 정시모집에서 논술이나 심층 면접을 요구하는 대학일 경우에는 학교에서 개설한 강좌에 적극 참여하여 만반의 준비를 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동안 수능 준비에만 매달리다 보니 자신의 진로에 대해 충분히 상담의 시간이 없었으리라 믿기에 자신의 적성과 관심 분야를 다시한번 돌아보고 부모님과 선생님과의 차분한 진로 선택에 대한 대화가 필요한 때이다. 수능성적에만 의존하는 벼락치기 진학 결정보다는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소질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이를 앞으로의 대학 선택의 길잡이로 삼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제, 문화, 사회적 환경이 급속하게 변화하는 흐름속에서 직업의 세계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 요즈음 추세다. 그러므로 현재 인기있는 직업이 향후 4∼5년 이후에도 계속 전망이 좋으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당장 대학에 진학할 때도 단순히 성적에 맞추어 계열이나 학과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어떤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정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해 대학별로 각종 장학금 혜택의 조건을 벌이고 있어 조금만 눈을 돌리면 대학 진학의 길은 넓게 보인다. 설사 수능결과가 좋지 않을 것 같다고 해도 심리적 불안을 빨리 떨치고 미래를 위해 진정하게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가에 대해 차분히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수험생과 학부모는 그동안의 고충들을 절제의 미덕으로 서로 격려와 위로를 통하여 행복한 삶을 위한 올바른 진로의 선택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대학도 전형방법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고 본다. 미리 희망하는 3∼4개의 대학 및 학과군을 선택하여 해당 대학들의 전형방법을 철저히 분석하여 그에 맞게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학별 전형 기준과 자료들을 꼼꼼히 챙겨 보고 자신의 미래의 꿈을 펼쳐 나가길 기대한다. ‘존 메일스 필드’가 언급했듯이 ‘대학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라고 했는데 이는 자신이 하고 싶은 학문을 했을 때만 의미가 있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타고난 소질과 재능, 적성이 다르기에 학과의 선택은 곧 인생의 진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수험생 모두가 신중히 선택하여 희망하는 학과나 대학에 합격하길 바란다. 황연근 속초여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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