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에서건 각종 선거, 특히 대통령선거나 총선거 등 중요한 선거일수록 변수가 돌발·작용하게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상황의 가변적인 요인을 뜻하는 변수는 큼직한 사건·사고·불법·부정·폭로와 실수·실언 등을 주종목으로 하여 괴물처럼 횡행하고 있다.

야누스의 얼굴처럼 긍정적·부정적인 양면성을 갖고 있는 변수는 정국-선거판에 태풍과 지진을 몰고 올 수 있고 특정후보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자신에게 유리할 경우 경쟁상대에게 불리하고 상대에게 유리할 경우 자신에게는 불리한 악재로 작용하게 마련인 것이다.

후보등록을 며칠 앞두고 대선정국이 큼직한 두가지 변수로 인해 긴장 속에 술렁이고 있다. 이들 변수는 BBK사건의 의혹·진실규명과 범여권의 통합 및 후보단일화이다.

BBK사건은 김경준씨가 LA에서 강제송환되어 오고 검찰이 수사에 박차를 가하면서 여야 모두를 긴장케하고 있다. 이 사건의 3대 핵심은 BBK의 실소유주, 공동운영의 파트너, 주가조작에 간여 여부 등이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는 “한 사기꾼의 파렴치한 부정행위를 여권이 정치공작을 통해 대선과 연관지으려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실소유주도 아니고 주가조작과는 일체 무관하다. 곧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일축했다. 반면 범여권과 다른 후보들은 “김경준과 그의 누나의 증언으로 이 후보가 공동소유주임이 드러났다”고 지적하며 “주가조작에도 관련된 게 아니냐. 이 후보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총공세를 펴고 있다.

진실게임인 이 사건의 폭발성·파괴력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수사결과에 따라서는 대선판도와 분위기를 격변시킬 가능성이 크다. 진실을 밝히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검찰이 비교적 수사에 열중하고 있는 만큼 각당과 후보들은 진실규명은 검찰에 맡기고 지루한 공방을 중단 정책경쟁에 전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당통합과 후보단일화는 양측의 세대결, 신당의 주도권 문제로 벼랑까지 왔다. 정동영 후보는 통합과 단일화만이 대선서 이기는 길이라며 당대당 통합, TV 토론후 여론조사로 후보결정, 내년 6월 전당대회 개최 등에 합의했으나 신당의 중진들은 의결기구 50대 50의 공동운영에 반발했고 70대30안이 민주당에 의해 거부되자 통합은 일단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후보등록 마감 이전에 양당이 당초의 원칙 등으로 극적으로 타결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후보등록후 어느 한 쪽이 TV토론-여론조사의 결과에 따라 사퇴하고 승자지지선언을 할 수도 있지만 진정한 통합과 단일화는 후보등록 전까지 이룩해야 보다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변수는 등록-선거일 직전까지 예상치 않게 돌출·돌발이 꼬리를 물 것이다. 문제는 첫 단계인 요즈음의 2가지 변수를 한나라당과 범여권이 어떻게 극복해결해 나갈 수 있는가에 대해 국민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이성춘 언론인·전 고려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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