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능 이후 고3 교실을 가다
수능 끝나자 기말고사… 논술은 또 어쩌나

▲ 수능시험을 마친지 5일이 지난 20일 고 3학생들이 기말고사를 본 후 선생님과 진학상담을 하고 있다. 서 영

20일 오전 춘천여고 3학년 교실.

수능시험을 마친 후 5일이 지난 고3 교실은 밤사이 내린 눈이 쌓여 적막감이 감도는 교정과 달리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대학입시 열기로 가득했다.

학생들은 이날 수능시험을 보듯 고등학교 3학년을 마감하는 마지막 기말고사를 치르고 있었다.

입시에 반영되는 내신성적을 결정하는 시험인 만큼 1점이라도 더 얻기 위해 학생들은 모든 신경을 시험지에 집중하며 정답을 골랐다.

이들은 올해 처음 도입된 수능성적 영역별 등급제로 인해 대입에서 수험생들의 변별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기말고사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박선엽 3학년 부장 선생님은 “수능성적이 같은 등급일 경우 대학 측은 입시전형에서 내신이나 논술성적 등으로 학생들을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학생들이 이같은 사정을 감안해 기말고사를 잘 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영역별 등급제로 수능 변별력 떨어져
내신 올리기 초긴장… 대입전쟁 시작

오전 11시30분쯤. 시험 종료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학생들은 담임 교사가 있는 진학상담실로 우르르 달려갔다.

어느 대학으로 갈까 고민하는 학생, 가채점한 수능성적과 희망 대학의 입시 전형자료를 챙긴 학생, 친구들과 함께 입시 정보를 교환하는 학생 등등.

수능시험을 끝으로 입시관문을 모두 통과한 줄 알았던 고3 교실은 내년 2월 말까지 이어질 입시철의 출발선에 선 수험생들의 긴장감과 초조감으로 터질 듯했다.

김주혜 학생은 “수능시험의 등급별 커트라인이 어떻게 잘릴지 걱정”이라며 “일단 기말고사를 잘 봐 내신성적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시험이 끝나면 다시 논술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야간수업 지도 등으로 지칠대로 지친 선생님들도 제자들의 인생 행로가 결정되는 대입이라는 점에서 긴장을 풀지 못하고 진로상담에 모든 신경을 집중했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수능 가채점 성적을 갖고, 전자 계산기를 두드리며 대학별 합격가능 점수를 체크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했다.

전영준 선생님은 “수능시험은 끝났지만 치열한 대학입시 전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며 “고3 수험생들은 논술과 심층면접 등 희망 대학의 전형기준에 맞춰 대입준비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낮 12시20분쯤. 진로상담을 마친 학생들은 삼삼오오 친구들과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교정에 가득 쌓인 눈 위로 고 3 수험생들의 발자국이 고민의 깊이 만큼 선명하게 하나 둘 새겨졌다.

홍성배 sbho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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