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두 남
KT 강원네트워크 서비스 지사장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07년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11위를 차지해 지난해보다 12계단이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상승요인은 과학기술 수준의 향상으로 광대역 인터넷 가입자수 세계 2위, 인터넷 이용자수 3412만명으로 세계 6위를 차지한 것이 기여한 바 크다. 이토록 세계 경제와 국가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에 정보통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 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면에서 썩 좋은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우리나라가 시속 100km의 자동차의 속도로 달리고 있는 동안 다른 경쟁 국가들은 120km 이상의 속도로 따라와 일부는 우리를 이미 앞질렀다.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은 덴마크,네델란드, 아이슬란드에 밀려 부동의 1위 자리를 내 주며 정체 상태에 있다. 또한 인터넷 평균 다운로드 속도에서도 우리나라는 일본의 61Mbps(초당 61메가 바이트)에 비해 46Mbps로 뒤져 2위를 기록했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보도한 바 있다. 자동차의 백미러에 경쟁자가 보이는 순간 뒤처진다는 ‘역전의 백미러’ 현상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최근 집 안까지 광케이블을 연결해 100Mbps 이상의 속도가 보장되는 광가입자망(FTTH:Fiber to the home)으로 진화해 가고 있다. FTTH가 보편화 된다면 일본과의 속도 전쟁도 종식되리라 전망된다. 아울러 국가의 기간 통신망도 진일보하고 있다. 꿈의 정보고속도로인 광대역통합망(BcN:Broadband Convergence Network) 구축 작업이 활발히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2006년 제주에서부터 시작된 광대역통합망 구축 사업은 2013년까지 전국적으로 완료 예정이며 모든 유·무선 네트워크가 ALL IP망으로 전환되게 되어 2010년 쯤에는 광대역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 지자체 중에서는 부산광역시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3단계로 나누어 추진중인 유비쿼터스 도시 ‘U시티’ 사업이 있다. 부산은 U시티 건설을 위해 시·군·구·동사무소를 비롯한 282군데 행정 인프라를 구축하는 ‘부산정보고속도로’를 올해 완공하여 시범서비스에 들어간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부산시는 서울시 광케이블 180km 보다 5배정도 큰 974km를 확보하여 세계 최대 정보망을 구축하는 지자체로 발돋움 하게 된다. 이를 통해 U포트(항만), U트래픽(교통), U관광, U헬스, U방재 등의 유비쿼터스 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단말기 하나로 관광지 안내가 가능하고, 응급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U119 서비스 등을 제공 받을 수 있게 된다.

천혜의 관광지가 많은 강원도로서는 다른 지자체의 발 빠른 대응을 바라볼 때 부러움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강원도민의 숙원 사업은 5대 SOC 사업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으며 핵심은 고속도로와 복선전철 건설에 있다.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 인프라 확충에는 ‘보이는 고속도로’와 ‘보이지 않는 고속도로’ 두 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보이는 고속도로에만 관심을 두고, 보이지 않는 ‘정보고속도로’에는 소홀해 가지고는 강원도의 발전을 극대화 할 수 없다고 본다. 이제부터라도 도민들이 힘을 합쳐 ‘강원정보 고속도로’ 구축과 기존 네트워크를 업그레이드 하는데 힘을 모으고 유비쿼터스 사업 중에서 무엇에 집중할 지에 대한 ‘선택과 집중’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때다. IT 인프라는 미래의 강원의 부를 창출해 주는 심층 기반인 시간(Time)과 속도를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시간은 돈이다. 꿈의 ‘정보고속도로’를 질주하는 강원도민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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