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영 춘
춘천성시화운동본부 사무총장
(예광침례교회 담임목사)
어릴 때 친구들과 놀이를 하다보면 가끔 바짓가랑이 사이로 내가 사는 세상을 볼 때가 종종 있었다. 그런데 바짓가랑이 사이로 보던 세상은 이상스럽게 생소하고 다른 세상에 온 것같은 착각을 할 때가 많았었다.

신기하게도 언제나 같은 동네, 같은 산, 눈에 익어버린 풍경으로 익숙하였다. 그래서 그냥 당연시 여기던 풍경도 거꾸로 뒤집어 보면 다른 나라에 온것처럼 느껴졌던 것으로 기억된다. 익숙했던 친구들의 얼굴도 전혀 다른 모습의 딴사람 같아 서로 바짓가랑이로 쳐다보며 웃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그래서 나 혼자서도 가끔은 바로 보이는 저 모습이 거꾸로 뒤집으면 어떤 모습일까를 상상해 보곤 했었다. 세상과 문제를 다르게 보는 습관을 키웠던 기억이 새롭다.

뒤집어 보면 위기는 도리어 탁월한 기회를 잡는 길을 열기도 한다. 역사 속에 보면 우리는 임진왜란의 고통을 겪었기에 그 풍전등화 같은 국가적 위기 속에서 이순신 장군, 권율 장군과 같은 분을 만나기도 한다. 일제의 압박과 고난 속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이나 유관순, 김구, 이상재, 안중근 선생같은 걸출한 민족의 스승을 대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삶의 위기도 뒤집어 생각하면 놀라운 인생의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로 가는 길이 된다. 강원도를 위해 기도하다 보면 많은 위기와 어려움을 대하게 된다. 지금까진 성공보다는 실패를 더 많이 경험했던 것 같다.

며칠 전 여수는 2012년 세계엑스포를 유치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우리 강원도의 두번이나 평창동계 올림픽 유치 실패라는 아픈 자리가 왜 그리 더욱 쓰리게 느껴지던지…

2012년 여수세계엑스포 유치를 축하를 해주면서도 강원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실패를 생각하면 너무나 아쉽다는 마음이다. 사촌이 땅을 사서 아픈 배만은 아닐진데 말이다.

평창동계 올림픽 유치 실패 이후 신문의 전면을 장식하는 우울한 제목들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사회간접자본인 SOC투자의 지연과 00투자계획 보류, 강원도 정주인구 감소, 개성공단 개발과 백두산 관광의 급증 속에 급감하는 금강산 관광객의 문제 등등.

그뿐이겠는가. 관광지에 텅텅 비어가는 식당가들,도심과 고속도로에 차량이 줄어들고, 한산한 거리엔 뒹구는 가을 낙엽조차 왠지 을씨년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그러나 문제는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큰 기회가 된다고 나는 확신해 본다. 밤이 캄캄할수록 밤하늘의 별은 더욱 찬란한 법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힘은 오히려 내면에서부터 시작된다. 깊은 자성에서부터, 나를 앎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을 품고 일어날 수만 있다면 위기는 더 큰 축복의 기회가 될수 있을 것이다.

서로 돕고 격려하며 마음을 열어 보자. 서로 하나가 되어 우리도 할수 있다는 믿음으로 뭉쳐 보자. 우리는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고 확신을 가져보자. 강원도는 기회의 땅이라고 힘껏 외처보자.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소리처 보자. 세계인의 중심에 서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빛낼 영광의 땅이 될 것이라고 굳은 믿음을 가져 보자.

우리 한 사람 한사람의 마음속에 믿음의 촛불을 켜고 거룩한 희망의 불을 지펴나간다면 위기를 극복할수 있을 것이다. 위기는 도리어 축복으로 나가는 지름길이 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 강원도는 대한민국의 중심이다.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을 나는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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