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의 날을 맞아

▲ 송권호
한국무역협회 강원지부장
강원도의 금년 수출은 환율과 석유 등의 국제원자재 시세의 불안정이라는 악조건하에서도 금년 10월말까지 전년대비 8.5% 증가한 8억 9200만달러를 기록해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001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였지만 금년들어 처음으로 달러당 900원까지 붕괴되는 등 10년내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여 수출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 정부가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달러 약세를 용인하고 있는데다 미국의 금융당국이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금리까지 인하함에 따라 환율의 움직임은 더욱 불안정해졌다.

특히 미국이 최대수출시장인 관계로 미국시장 의존도가 높은 강원도의 특성상 달러화의 약세는 도내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을 크게 악화시켰다. 여기에다 국제 원유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국제 원자재시세도 불안정해져 도내 기업들의 수출환경은 더욱 악화됐다. 이러한 악조건하에서도 강원도의 수출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첫째, 강원도청의 우수기업 유치노력이 큰 성과를 거두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우수기업들이 속속 강원도로 이전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금년 11월 독일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의료기기박람회 MEDICA에 출품한 국내 업체들중 동진메디칼 등 6개사는 조만간 원주의 동화첨단의료기기산업단지로 입주할 예정으로 있다. 세계 첨단의료기기의 경연장인 MEDICA에 참가해 외국기업들과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이 업체들이 강원도로 이전해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간다면 수출증가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또한 만도 등 자동차부품 주력수출업체들의 80여개 핵심 협력업체들도 도내 이전을 서두르고 있다.

두번째로, 자동차 부품류가 시멘트에 이어 강원도 제2위의 수출품목으로 부상했다는 점이다. 지난해까지는 시멘트, 의료기기에 이어 3위에 그쳤던 자동차부품류는 10월말 현재 전년 대비 26.4% 늘어난 1억6천5백만달러를 기록, 전년대비 4.9% 증가한 1억6천2백만달러의 의료기기를 제치고 2위로 부상했다. 자동차 부품류는 한미 FTA 최대수혜품목이다. 내년 중에 한미 FTA가 한미 양국에서 비준되어 발효될 경우 강원도의 자동차 부품 수출실적은 크게 증가해 도내 고용 및 소득증가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세번째, 강원도의 수출지역이 빠른 속도로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 일본, 중국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출이 이루어진 반면 최근에는 최근 러시아 등 신흥시장으로 수출이 다변화되고 있으며 수출증가폭도 상당하다. 대러시아 수출은 전년대비 100% 근접한 신장률로 늘어나고 있으며 , 대인도 숭출은 전년대비 15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10월말 현재 대러시아 중고승용차 수출은 1000%이상, 중고화물차 수출은 3000%이상 증가함에 따라 속초항을 수출기지로 한 對러시아 수출 또한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강원도의 장기적인 수출전망을 밝게 해주는 긍정적인 요인들이 있지만 수출에 따르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기업들의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

2008년에는 환율과 원자재 가격이 금년보다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과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이 현실화될 경우, 기업운영에 어려움을 줄 수 있어 환변동보험의 적극적인 활용과 원자재 선물시장에 적극적인 참여 및 전문인력양성 등의 대비책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강원도의 수출액이 국내 전체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3%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강원도의 장기적인 전망은 어둡지 않다. 수출증대를 위해 함심하여 노력한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모두가 열망하는 경제선진도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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