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 선 규
강릉최씨 대종회 회장
지난 11월 신문에서 2009년도 우리나라 새로운 고액권 화폐의 인물로 오만원권 지폐는 신사임당, 십만원권 지폐는 김구 선생을 각각 선정하였다는 한국은행 이승일 부총재 발표를 보았다. 신사임당이 금번 여성으로 처음 화폐에 등재케 된 것은 여러 사유가 있겠으나 만일 신사임당 영정이 없었다면 불가능 하였으리라 사료된다.

신사임당의 아버님 신명화(申命和) 선생은 강릉 최씨 최응현(崔應賢 공·병·형 삼조참판, 충청도관찰사, 대사헌)의 외손자이다.

1965년 11월 10일 강릉 최씨 후예인 최옥자(세종대학교 설립자) 박사와 김미희 여사가 공동으로 이당(以堂) 김은호(金殷鎬 1892∼1979) 화백에게 신사임당 영정 제작을 의뢰하여 강릉시 오죽헌 몽용실(夢龍室)에 봉안하게 되었다.

최옥자 박사께서 신사임당(1504∼1551) 영정을 제작하게 된 동기는 조선시대의 대학자 율곡 이이(李珥)선생의 어머니인 신사임당은 여성의 사회활동이 엄격히 제한되던 시대에 가정에서 충실히 규범을 지키며 회화와 서예에 뛰어난 현모양처의 대명사로 칭송되어 후세 여성의 귀감이 되었으며, 현대 여성의 선구자 역할을 한 그 은덕을 기리기 위하여 제작하였다고 한다.

그 후 정부에서 1986년 표준영정으로 지정된 신사임당 영정을 2006년 1월 11일자 조선일보에 정항교 오죽헌 박물관장이 “앞으로 새 화폐 여성모델에 신사임당이 채택되도록 사전 준비 차 친일화가 김은호 화백작품을 이종상 화백작품으로 바꾸는 것이 유력하다”는 기사가 등재되었다.

이 기사를 본 최옥자 박사께서 전화를 걸어와 강릉시장을 방문하여 신사임당 영정을 회수하여 최옥자 박사가 세운 세종대에 봉안(奉安)하겠다며 동행을 요구했다. 좀 기다려 주면 내가 강릉시장(당시 심기섭)에게 연락하여 사유를 확인한 후 조치하자고 만류하고 본인이 강릉시장에게 연락한 바, 강릉시장도 모르는 사이에 신문기사가 나왔으니 죄송하다며 최옥자 박사님에게 잘 선처토록 중재를 요청했다.

같은해 3월 21일 오전 서울 명동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강릉시 문화관광국장 외 3人이 상경하여 최옥자 박사, 최돈웅 전 의원, 본인 등 4명과 상봉하여 강릉시장의 정중한 사과로 최옥자 박사께서도 이해하시고 2가지 조건을 제시하였다.

첫째, 강릉시 오죽헌 몽용실에 있는 신사임당 영정 앞에 최옥자, 김미희 두 사람이 기증하였다는 명패를 세워 줄 것.

둘째, 강릉시장이 신사임당 영정을 오죽헌 몽용실에 영구히 모실 것.

강릉시 문화관광국장으로부터 첫 번째 항목은 즉시 실천할 것이나, 두 번째 항목은 강릉시장 선거가 끝나는 대로 신 시장 명의로 실천에 옮기겠다는 약속 하에 합의 하였으며, 그 후 2007년 2월 15일 강릉시장으로부터 이행 각서를 교부받고 잘 해결되었다.

만일 1965년 신사임당 영정을 최옥자 박사께서 제작하지 않았다면 금번 오만원권 지폐 등재가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최옥자님의 선견지명과 선구자적 정신을 높이 평가하며 강릉시민의 자랑이며 전 국민의 경사라는 것을 느끼며 출향인사로서 고마운 마음을 영원히 가슴에 간직하고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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