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담임 황석호 선생님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는건 왜일까요.

졸업한지 삼십년이 되어 건강하신, 여전히 변하지 않은 선생님의 모습과, 별말씀 없으면서도 미소속에 사랑이 가득 담긴 눈빛을 항상 주시곤 하셨는데 여전히 그 미소와 사랑이 가득 담긴 눈빛도 변함이 없으셨습니다.

개구쟁이 고 3 시절의 우리는 드세고 말썽을 부렸었는데도 선생님께서는 방학식날 성적표에 항상 “열심히 노력하는 모범생”이라고 행동발달 사항에 기록해 주셨답니다.

개구쟁이 고 3시절을 마치고 사회생활을 하는 와중에도 저는 정말로 선생님께서 성적표에 써주신대로 열심히 노력하며 생활하였고, 또한 모범생이 되고자 노력하였답니다.

어느새 삼십년이 흘러서 그 시절 선생님의 연세보다 지금 우리는 훨씬 더 늙어 버린 제자가 되었습니다.

서울 잠실에 있는 파크텔 한정식 집에 저희 제자들을 초대해 주셔서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버섯 불고기를 먹어 보았답니다.

춘천에서 간 친구, 경기도에서 온친구, 길이 막혀 오다가 되돌아간 친구 등등, 시간이 너무 짧아 올림픽 공원에서 ‘짧은 수학여행’을 마치고 잠실에서 모두들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너무나 오랜 세월이 흐른뒤 선생님을 뵈었는데 이젠 또 언제 뵈어야 할지 그 아쉬움에 눈물이 앞을 가려서 선생님을 제대로 쳐다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한 친구들. 너무 아쉽습니다.

이제 철이 들어서, 먹고 살만 해져서 부모님께 여태 해오지 못했던 효도라는 것을 좀 해보려고 마음 먹었었는데 저희 아버님은 병환중에 계십니다.

어쩌면 이제는 돌아오지 못할 길을 향해서 한발짝 한발짝 가고 계시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를 있게 해주신 부모님과 우리를 사람으로 살아가게 해주신 선생님을 기억하면서 전화 한통씩이라도 드려 봅시다.

홍순양·춘천농공고 실기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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