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속 음식 시어로 맛깔나게

‘신세대 며느리에게 일러주는 시아버지 입맛-토속음식 만들기 119’라는 재미난 제목으로 먹거리 시집이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홍천 태생으로 시조시인이며 수필가인 李興雨씨(59·춘천 우석초등학교장)가 40여년간 교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20년 가까이 자취 생활을 하며 직접 손 때 묻히며 만들어 먹은 토속 음식 130여가지를 건건하고 구수하게 만드는 법과 맛, 멋을 맛깔스럽게 시로 풀어냈다.

‘잔대싹은 미나리싹 보다는 잔털이 까실 하여/조금은 억세다네/고추장과 간장을 섞어서 다진 마늘, 참기름, 파/양념을 듬뿍하고 양념장을 만들어서/잘 씻은 잔대싹에 양념장을 넣은 후에/손으로 살살 비벼 가며/무쳐 보세/아작아작/잔대 김치와 같으니/그대로 별미라네.’(잔대싹 생무침 全文)

李씨는 안방의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대강 일러주던 그런 편안한 글로 쓰고 있다. 김치류는 물론 야채와 산채, 콩, 어물, 해조류, 버섯, 육류 등 일상 생활서 먹는 소박하면서 그러나 미처 몰랐던 향토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시 구절에 담겨 흥을 돋우며 토속적인 손맛의 비결을 전한다.

李씨는 “중요한 먹거리 문화가 잊혀질 지 모른다는 초조한 마음이 책을 쓰게 된 작은 동기 였다”며 “만들기가 쉬운 음식이라도 막상 해보려면 시작을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해 할 새댁들에게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197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교육수기및 94년 월간 수필문학 천료, 96년 계간 시조문학 천료로

등단했으며 시조집 ‘내 마음 수하리에 젖어’를 펴냈다.

朴美賢 mihyunp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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