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기 태
춘천 24장로회 증경회장
춘천중앙교회 원로
세세연년(歲歲年年)은 해마다를, 다사다난(多事多難)은 어려운 일이 많았음을, 표현하는 한자어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애송 상용어(愛誦 常用語)이다, 이 단어를 쓰는 섣달 그믐께는 지나온 삶의 힘겨웠던 일을 잊고자 망년회를 하거나, 한해를 보내는 아쉬움에 송년 모임을 하게 된다. 해마다 마지막 달에 되풀이 하는 통과의례(通過儀禮:프랑스의 인류학자 방 쥬네프가 처음 사용한 용어) 인 셈이다. 앞으로 보름 남짓 남은 올해라고 다를리 없다.

아쉽게도 우리들은 세월의 흐름을 한탄하고 새해에 기대를 걸고 새 소망으로 위로 받으려 할 뿐, 막상 나의 삶의 자취에 대한 진지한 검증을 하지않고 소중한 것을 잊는 경우가 많다.

영국시인 코벤트리 패트모어가 “인생에 기쁨이 없으면, 전혀 인생이 아니다”라고 설파(說破)한 것은 우리의 삶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모름지기 우리는 유익한 삶을 위하여 힘써 노력해야 한다. 금년에도 정월부터 좋은 일을 많이 하겠노라고 작심하였지만, 나도 모르게 헛되이 세월만 보낸 것은 아닌지? 이기주의와 자존심을 내세우다가 이웃을 얕보지는 않았는지? 셰익스피어의 말을 인용하면 “사람은 비수를 손에 들지 않고도 가시 돋친 말속에 그것을 숨겨 둘 수 있다”고 한다. 무심한 내 말 한마디가 듣는 이의 가슴을 후벼 파지는 않았는지? 영국 속담에 “머리를 높이 들지 말아라. 모든 입구는 낮은 법이다”라고 했다. 고개를 높이 들고 나만을 내세우는 언행은 하지 않았는지? 금년을 마무리 하며 되돌아 보는 슬기로움이 있어야 한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신 후 사람들에게 노력(일) 하고, 덕망을 베풀고, 공생공존(共生共存)을 원칙 삼아, 서로 나누며, 살라 하셨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것은 각자 마다 욕심이 많기 때문이다. 성경은 “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고”라고 했다. 명심보감은 “착한 것이면 작다 해서 아니 하지 말고, 악한 것이면 작더라도 하지 말라” 고 삶의 자세에 대한 경구(警句)를 적고 있다. 유대인의 교훈서 탈무드는 “무엇이든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 아무리 하잘것없는 것이라도 소홀히 대해서는 안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공자는 일일 일선의 도덕경을 강론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와 반대이다.

이 해를 보내면서 되돌아 보면 후회할 일이 너무나 많다. 그렇다고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고, 이제라도 최선의 삶을 다하지 못한 후회하는 마음이 있다면, 망년회나 송년회를 하기에 앞서, 명동 거리에서 사랑의 종을 울리는 구세군 자선 냄비에 정성스럽게 동전 한 닢이라도 넣어야 한다.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 사랑 나눔을 한다면 하나님도 기뻐하실 것이다. 우리의 마음도 기쁘고, 모든 이가 기쁨으로 한 해를 보낼 수 있으리라. 그리고 새해를 기쁨으로 맞아 욕심 없이 베풂의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희망해 본다.

사랑은 감사함과 같고, 감사는 긍정적인 삶으로부터 시작된다. 긍정적 삶은 인생을 기쁘게 하고, 인생의 기쁨은 최상의 생활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등식을 설정하여 더 많이 사랑하고, 베풀고, 이해하라. 맡겨진 일마다 열정을 다하고 기쁨을 생산하라, 젊게, 밝게, 바르게, 참되게, 살면 우리의 인생은 기쁨으로 꽉 찰 수 있으리라. 이렇게 사는 예지(叡智)를 갖는다면 우리의 마음이 더욱 생동(生動) 하리라. 모든 이들이여! 새해는 기쁨이 충만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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