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쓴이 : 柳雲昭 한국지형정보시스템 회장


올 한 해도 너나없이 어느 때 보다 힘든 삶을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무슨 행운이 크게 내릴 것 같이 성급하게 새 천년을 맞았다며 흥분해 했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년의 시간이 흐르고 진짜 2001년 새해 아침 새 천년을 맞았습니다.

올 한해 우리는 거친 파도 속을 정말 힘겹게 헤쳐 나가야만 할 것 같습니다.

정치는 정치대로 거친 숨을 토해낼 게 틀림없고 경제는 경제대로 추락의 위험 수위를 넘나들게 확실하며 사회 역시 한바탕 요동이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바다가 거칠수록 노련한 항해사와 제대로 된 나침반이 있어야 항해는 무사 할 것입니다.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의 지도자가 항해사라면 언론인은 나침반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항해의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고장나 남북이 아니라 동서를 가리킨다면 참으로 큰일일 것입니다.

그런데 큰 일입니다.

항해사도 멍청하고 나침반도 파도 칠 때마다 이리저리 분명한 방향을 가르치지 못하는 고장난 나침반이니 큰 탈입니다.

"새해 福 많이 받으십시오" 라고 제호 옆에 독자들에게 인사한 모 중앙일간지의 새해 첫날 톱기사는 福커녕 실망의 시름이 가득찬 여론조사 기사로 한국사회에서 변해야 할 7대집단 속에 첫째 정치인 둘째 고위관리 셋째 재벌총수 넷째 검찰 다섯째 경영인 여섯째 대통령 일곱번째가 언론인 순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국회의원 등 정치인은 한국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집단이면서 동시에 현재의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변화해야 할 대상이라는 조사결과 였습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개인이나 집단의 영향력은 대통령, 언론인, 검찰, 시민운동가(단체) 등이 꼽혔습니다.

정치인과 고위관료는 부정부패와 무능력이 문제점으로 많이 지적됐습니다.

언론은 생활정보 제공과 전문성 확보 보다 외부의 부당한 압력을 차단하고 공정한 보도를 추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멍청하게 한눈 파는 항해사와 고장난 나침반으로 목적지 항구로 입항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그것을 기대하는 사람도 바보가 아닙니까?

우리는 지금까지 험한 파도를 헤치며 항해하는 여정이 그래서 힘들었고 4천6백여만명의 대한민국 국민이 탄 한국호는 산으로 올라갔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새해벽두부터 신종직업 출현으로 정치권의 항해는 배에 승선하기조차 어렵게 합니다.

민주당 의원3명이 자민련으로 전격 입당해 자민련의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배기선 의원 등 3명을 임대(?)해 민의를 저버린 정치불신을 또 자행했으니 민주와 민의가 있는 나라인지 알 수 없게 합니다.

그러니 올해도 어진 백성들은 어디로 갈지 모르는 배에 올라타고 배 멀미를 해야하는 고통이 불 보듯 뻔합니다.

새해는 한국호의 나침반인 언론이 고장난 나침반을 고쳐, 멍청한 항해사의 어정쩡한 키를 바로 잡도록 해줘야 합니다.

"같은 물도 뱀이 먹으면 독이 되고 양이 먹으면 젖이 된다"는 말이 있듯이 올해 뱀의 해는 정치권의 뱀에게 물을 주지 말고 어진 양인 국민에게 젖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언론과 언론인이 강구해야 합니다.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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