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 명 강원대 경영관광회계학부 교수
경영은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사람을 뽑고 승진시키는 일도, 투자 여부와 철수를 결정하는 것도 모두 의사결정이다. 그 의사결정 방법과 기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면서도 지나온 삶을 돌아보면 아쉬운 의사결정이 하나 둘이 아니었다. 때론 채택의 오류(accept errors)를 범했고, 기각의 오류(reject errors)를 경험하기도 했다.
“기업은 곧 사람이다” 라고들 한다. 이 말은 직원들이 그 기업의 성공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자산이라는 의미이다. 기업은 이들을 통해 경쟁우위의 대부분을 창조할 수도 있고, 내부고발과 기술유출로 큰 손실과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디 기업만이 그럴까. 한 집안의 새 식구가 들어오는 것부터 시작하여 국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조직의 핵심자원은 사람이다.
선발은 채용 이후에 있을 그 사람의 업무 능력을 예측하는 과정이다. 이와 같은 선발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결과는 일반적으로 4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지원자가 그 직종에 잘 맞을 것으로 예측하여 고용하거나, 그 직종에 맞지 않을 것 같아 고용하지 않는 결정이다. 이 예측이 성공적이었을 경우 지원자를 잘 받아들인 것이고, 잘 거절한 것이 된다.
그러나 문제는 그 직종에 잘 맞고 업무 수행 능력이 뛰어난 지원자를 불합격시키거나, 능력이 없고 그 직종에 잘 맞지 않는 지원자를 합격시켰을 경우에 나타난다. 이름 하여 전자는 기각오류이고 후자는 채택오류이다. 지원자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채택오류와 기각오류를 범할 가능성을 줄이고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잘못된 선발은 그 대가가 엄청나게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효과적으로 선택하고 잘못된 선택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도록 선별과정에서 잘 디자인된 다양한 방식을 사용한다.
일본 내쇼날의 창업자인 마쓰시다 고노스케(松下幸之助)는 사업경영을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이 그 자체가 창조의 연속이라고 보았다. 겉만 보면 단순히 물건을 만들고 있는 것 같지만 그 과정 모두에 경영자의 정신이 살아서 약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경영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더욱이 국가 경영자의 일은 각기 창조적 활동인 한 부문 한 부문을 국가 전체 차원에서 종합하고 조정하는 또 다른 차원의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대한민국의 위상이 달라졌고, 감당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우리 국민은 출사표를 낸 국가 최고경영자 후보자들 가운데서 그 일들을 감당해야할 적임자를 선택해야 한다. 지금 우리 국민이 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답을 쓰고 행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이 일을 잘 감당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일이다. ‘나랏님은 하늘이 낸다’는 옛말이 있다.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뜻이 모여 채택의 오류와 기각의 오류를 줄일 수 있도록 성스럽게 한 표를 행사하자. 내 한 표에 이 나라와 민족의 운명이 달려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 내 아내의 수술에 관한 투표권은 어떻게 행사해야 하는가?
김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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