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태장초등학교 6학년 6반 최아랑

오늘도 피곤한 몸으로 집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전에 있었던 일을 생각 해보면 집안 일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한달 전부터 저희 엄마께서 조그마한 음식점을 차리셨습니다.

그 음식점은 가까운 거리가 아니기에 엄마께서는 일주일에 한번씩 오십니다.

그래서 그 사이에 엄마가 해야 하는 일들을 거의 제가 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나도 거뜬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지만 점점 힘들어져 갔습니다.

엄마가 하시는 일이 내가 공부하는 것보다 쉬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때가 바로 지금입니다.

그래서 나는 일을 미루다가 엄마가 오시는 전날에야 힘들게 한꺼번에 청소를 일쑤였습니다.

엄마가 당장 내일 오신대도 막상 하기가 싫은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오늘도 아직 엄마 오시는 날이 이틀이나 남았기에 친구와 실컷 놀다 오빠가 올 무렵에야 나도 집에 들어 왔습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나도 놀라고 말았습니다.

지저분하던 집안이 눈에 띄게 깨끝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오빠가 해 놓았을까?'

어리둥절해 하며 방안을 둘러보다 냉장고에 붙어있는 편지를 보았습니다.

"아랑아, 엄마 집에 왔다 간다. 그 동안 힘들었지? 미안하구나.

옆에서 너희 생활을 돌보아 주지 못해서. 그래도 오빠랑 끼니 거르지 말고 꼭 챙겨 먹어라. 엄만 널 믿는다."

긴 편지는 아닌 짧은 몇 마디였지만 난 그만 가슴이 철렁 했습니다.

'엄마께서도 식당일 때문에 힘드실텐데 내가 나빴어!

"방이 이게 뭐야!" 하는 야단은 한마디 없었기에 나는 더 미안했습니다.

엄마의 손의 힘은 대단했습니다.

아무리 깨끗하게 하려해도 안되어 그냥 두고 했던 집안이 잠깐 엄마의 손길에도 이렇게 환해지다니! 어느새 내 눈에는 눈물이 고였습니다. 엄마의 진정한 사랑을 알았습니다. 비록 짧은 문장이지만 엄마의 사랑과 마음이 담겨졌던 쪽지를 나는 영원히 간직하리라 마음 먹었습니다. 그리고 나를 믿고 계시던 엄마를 위해서라도 바른 생활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 날부터 집안 일을 열심히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론 어쩌다 작은 종이를 보면 엄마의 편지가 생각납니다. 편지란 작은 것이라도 정성과 사랑을 담아 상대편에게 많은 감동과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엄마의 짧고 작은 내용의 쪽지 하나에 사랑의 비를 뒤집어 쓴 기분으로 지내게 된 것이니까요.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