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청년이 길거리에서 ‘프리 허그(Free Hugs)’라는 피켓을 들고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안아주겠다고 제의한다. 프리 허그란 모르는 사람에게 무작정 다가가 사적인 감정 없이 포옹하는 것을 말한다. 포옹하자라는 제안이 낯설어 처음에는 사람들이 피하지만 그의 취지를 이해한 뒤 많은 이들이 그에게 와 서로 껴안는다. 그 피켓을 전해 받은 다른 사람 역시 포옹 전도사가 되어 함께 얼싸안고 웃는 감동적인 장면이 이어진다. 3분이 조금 넘는 동영상이지만 순식간에 전 지구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명한 UCC 사이트인 ‘유 튜브(youtube)’에 올려진 ‘프리 허그’의 내용이다.

이 동영상은 포털사이트 야후에 의해서 전년도 최고의 동영상으로 선정되었다. 이해 관계 없는 사람들끼리 따뜻함을 나누는 장면이 휴머니즘을 자극하기에 충분해서인지 이 캠페인은 지금 전 세계에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프리 허그의 장본인은 호주의 후안 만이라는 청년이다. 그는 자신이 프리 허그에 집착하는 이유를 ‘사람들이 웃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또는 ‘포옹을 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언제든지 감성을 바로 나누어 줄 수 있는 것이라서’라고 밝힌다.

포옹의 힘이 대단함을 전할 때 곧 잘 인용되는 예가 조엘 오스틴의 ‘긍정의 힘’에 나오는 쌍둥이들이다. 쌍둥이를 한 인큐베이터에 나란히 눕히고 건강한 아이가, 사경을 헤매는 다른 아이를 팔로 감싸게 하자 아픈 아이의 심장이 안정을 찾기 시작했고 혈압과 체온이 정상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인큐베이터 안 쌍둥이의 사진에는 ‘생명을 구하는 포옹’이라는 제목이 달려 있다. 포옹은 위안과 행복을 주고, 고통을 치유해 주는 위대한 감성 언어임에 틀림이 없다.

이번 대선에서 이 프리 허그가 유행하기도 했다. 서민들의 고통을 함께 하겠다는 안아주기의 진정성이 유지만 된다면 더 없이 좋은 다가서기가 아닐 수 없다. 오늘 대선 투표가 있는 날이다. 결과가 어떻든 선거 후에는 서로를 아우를 프리 허그가 무엇보다 필요한데, ‘이명박 특검’으로 화해와 평화의 보듬기가 실천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조미현 출판기획부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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