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구간은 올 연말이면 상습 불통의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

많은 영동지역민들은 횡계∼강릉 사이 21.6㎞ 확장 신설 공사가 완공되는 올해 연말부터는 지난7∼8일 1만여명의 승객이 발이묶여 체감온도 20도를 웃도는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렸던 극한상황은 막을 내릴 것 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 편도 1차선 구간이 오르막 3차선, 내리막 2차선으로 확장돼 도로폭이 현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지는데다 평균 구배도 현재 100m를 달릴때 9m씩 상승하는 9%에서 3∼5%대로 크게 낮아지고, 도로도 직선화되기 때문이다.

또 반복되는 터널 출입구 등 취약지점에는 눈을 열로 녹여버리는 전기열선 장치와 액체 염화칼슘 자동살포 장치 등이 검토되고 있으며, 고갯길 3개소에 제설작업 분소가 설치돼 상시 즉응태세가 갖춰지는 점도 고무적이다.

그러나 터널이 4개소 3천993m, 계곡을 건너뛰는 크고 작은 교량이 35개소 7천120m에 달한다는 점은 또 다른 고민거리다.

터널의 경우 터널내와 밖의 기온차 때문에 동절기에는 조금만 습기가 있으면 터널을 벗어나자마자 일정구간 상습결빙이 우려되는 것이 취약점이다.

이때문에 도로공사측은 현재 영동고속도로 둔내터널 출·입구와 서울 외곽순환도로 등에 전기열선 장치를 시공, 자동적으로 결빙을 녹이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지만 기대만큼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이 전기열선 장치는 소량의 눈에는 기능을 발휘할 수 있어도 대관령처럼 한번 퍼부었다 하면 1m를 넘기기 일쑤인 대설구간에서는 내리는 눈을 감당하지 못하는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염화칼슘 또한 현재 진부터널 등에서 시험가동을 하고 있지만 시설비 부담이 많고 환경오염 논란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도 있어 쉽게 결정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대해 도로공사 영동건설사업소 관계자는 “현재 18m 이하의 커브 고갯길이 25.5m의 직선도로가 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심각한 상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3개소의 제설작업 분소 설치는 확정됐지만 전기열선이나 염화칼슘 자동살포 장치 등의 채택여부는 아직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통 전문가들은 “아무리 좋은 시설을 갖춘다고 해도 적절한 통제와 질서의식이 자리잡지 않으면 차량급증의 포화상황에 대비키 어렵다”며 “상습 불통의 오명을 벗는 지름길은 시설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江陵/崔東烈dychoi@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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