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학균 관동대 교수(화가)
흔히 21세기를 ‘문화의 세기’라고 한다. 5000년의 긴 역사와 전통을 이어 오면서, 문화예술을 고이 간직해 온 우리 민족은 문화국민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이사장 노재순) 주관으로 지난 12월 5일을 ‘미술인의 날’로 제정해 서울 KBS 공개홀에서 선포식을 갖게 된 것은 미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1995년을 ‘미술의 해’로 정한지 꼭 12년만의 일이다.

근래의 미술시장의 폭발적 팽창과 작품가격의 급등, 그리고 신정아 가짜학위 사건과 삼성의 비자금 사건으로 미술계는 어수선한 분위기이다.

미술이 올해처럼 세간의 관심을 끈 적도 없지만 막상 창작을 본업으로 하는 작가들이나 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씁쓸하기만 할 따름이다.

근래에 미술계 위작사건과 휘청거리는 미술시장에서 보듯이, 한국미술계는 서구 미술 사조에 휩쓸려 점점 소중한 우리의 것이 소멸돼 가고 있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술인들의 자성과 깊은 성찰이 뒤따라야만 한다. 또 침체된 한국미술의 새로운 가치설정을 부여하기 위해 미술인들의 새로운 브랜드를 창출해야 한다.

미술문화의 혁신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선진미술정책을 입안하고, 미술 브랜드를 사업화해 모든 미술인들이 적극적인 사회 현실참여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도록 해야 한다.

미술작품은 글로벌 시대에 국제적인 조형언어인 것이며 또한 미술의 생명은 ‘표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미술인의 날 선포식은 미술인들의 고유한 유일무이한 축제로서 미술문화 증진과 교류의 한마당이 되는 것은 물론, 다른 예술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국가미술문화 축제로 확대시켜 고부가가치를 높여야만 한다.

또한 미술인의 날이 범국민적인 행사로 계속 이어져 국가 사회발전에 기여하고, 독자적인 한국미술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전체 미술인들은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미술인들의 한국성을 표방하는 브랜드 창출은 한국미술의 독창적인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더불어 우리의 미술문화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모색하고,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서는 전통과 현대가 어울리는 한국적인 따뜻한 정감과 미감이 곁들여진 새로운 브랜드를 세계화하는데 역점을 두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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