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희 강원대 가정의학과 교수

양정희  강원대 가정의학과 교수
진료를 하면서 여러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람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과 더불어 건강에 대한 걱정도 늘어나고 건강을 유지하는 비법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지는 것 같다. 많은 분들이 건강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면서 살다가 40대 중반 이후로 ‘몸이 안 좋아진 것 같다’라고 느끼면서 어디가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가하는 걱정을 하게 되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인체의 기능은 30대 중반까지 최고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가 그 이후로 서서히 감소하는 데 몸의 기능이 감소하는 것을 느끼는 것은 40대 중반 이후부터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건강검진을 하다 보면 40대 중반 이후에 몸이 예전 같지 않다며 검진을 하시는 분들을 많이 보게 된다. 또한 병원이용에 대한 최근 뉴스를 보면 50대 이후부터 병원을 이용하는 횟수나 비용이 늘어난다고 한다.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해서 폐렴이 유행하여 여러 사람이 입원을 할 때도 20대 건강한 청년은 가벼운 감기 증상 정도만 보이는 정도로 거뜬히 이겨내기도 한다.

그러면 나이가 들어서 기능이 감소하고 여러 질병에 걸리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일까? 여기에서 의학에서는 항노화 의학이 출발하고 각 개인 수준에서는 여러 가지 비법들이 나오는 것 같다.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실제로 진료를 하다보면 일반적으로 50대 정도까지는 겉으로 보아 판단되는 나이의 차이가 크지 않지만 그 이후부터는 외모만으로는 나이를 제대로 가늠하기가 힘든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된다.

예를 들면 같은 60세인데 어떤 분들은 50대로 착각할 만큼 활기가 넘치고 건강해 보이지만 어떤 분들은 70세로 착각할 정도로 우선 자세가 구부정하고 활기가 없어 보이면서 신체기능도 많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두 경우의 차이가 무엇일까? 젊을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건강관리를 했느냐 안했느냐가 60대의 나이에 들어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건강도 노력하고 가꾸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러면 가장 효과가 있는 건강관리 비법은 무엇이었을까? 위의 두 경우의 가장 큰 차이는 꾸준한 운동과 절제된 식습관, 절제된 음주, 금연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규칙적인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개인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는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인 요인도 있다. 그러나 개인의 건강습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한 연구에 의하면 건강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건강습관으로 다음 7가지를 들고 있는데, 그것은 7시간의 충분한 수면, 매일 아침 식사하기, 간식을 하지 않기, 표준체중 유지하기, 규칙적인 운동하기, 절제된 음주, 금연이다.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측면을 생각해 보자. 한 개인이 어느 나라, 어느 계층에 태어나느냐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것이 아닐까? 만약 내가 내전상황이고 여러 전염병이 유행하고 있는 나라에 태어났다면 나는 총에 맞아 죽거나 전염병에 걸려 죽을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다. 그런 나라에서도 상류층에 태어난다면 그런 위험은 많이 감소할 것이다. 나 개인은 건강해도 사회가 불안하고 여러 전염병이 돈다면 그 건강이 유지되기 힘들 것이다. 예방 주사의 예를 들면 주변 사람이 모두 예방주사를 맞아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가지게 되어 전염병에 걸리지 않으면 나는 예방주사를 맞지 않아도 전염병에 걸릴 위험이 없어지게 된다. 주변사람이 건강하여서 나도 이익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를 떠나 혼자서만 잘 살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연말연시를 맞아 주변의 어려운 분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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