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 공간확보, '생활문화'로

■ 박경립 도문화재위원(강원대 건축학전공 교수)

흔히 문화를 이야기할 때 무언가 갖춰져야되는 거창한 것으로 생각한다. 문화공간역시 문예회관이나 전시장 등 시설물에 모여서 하는 것 위주로 생각한다. 이렇게 시설물에 집착하다보니 변두리에 덩그렇게 건물만 지어놓고 이용자가 적어 계속적인 투자가 이뤄지지않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문화공간은 일단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있어야한다. 젊은이들은 북적이는 곳에서 문화를 갈구하고 동료의식을 느끼는데, 정작 이런 곳은 비싼 돈을 지불해야만한다. 그러다보니 돈이 없으면 갈곳이 없고 문화를 향유하지 못한다. 도심의 재개발지에 아파트만 지을것이 아니라 광장 등 문화공간을 조성해야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유료 프로그램만 운영할 것이 아니라 작은 전시장, 공연장을 시설해 주민들에게 이익을 환원해야한다. 그래서 생활속에서 스스럼없이 참여하는 ‘곁에 있는 문화’가 실현돼야한다.

문화공간 가꾸기는 시설물을 갖지않고도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모색과 최소한 이것만큼은 시설을 갖추자는 찾아서하는 두가지 노력이 병행돼야한다. 이러한 노력은 행정뿐 아니라 기업, 나부터 비용을 분담하겠다는 의식이 필요하다.



"지역 특성 활용한 프로그램 개발을"

■ 금기조 인제도서관 관장

미취학아동과 유아를 위한 모자실 개설, 작은도서관 갖기운동의 일환으로 서화문고와 가리산문고 설치 운영, 주부독서회의 활성화 및 문집발간, 도서관 홍보비디오 제작 배포, 방송통신대 학습코너 개설 운영, 전화예약제도 운영 등등.

군부대가 많고 산악지역 및 교통이 불편하다는 단점을 배경으로 가진 인제도서관이 전국문화기반시설 평가에서 소도시부문 장려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 여건을 최대한 반영, 소규모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했기 때문이다.

도시주민에 비해 신속한 정보제공 및 문화생활이 저조한 현실을 직시, 도시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과는 차별화해 지역주민 곁으로 다가가는 프로그램을 운영, 많은 지역민이 찾는 도서관이 됐다.

도서관뿐만 아니라 모든 문화공간은 지역의 특성을 반영, 단점을 장점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필요하다고 본다.



"경제논리 아니라 건립목적 살려야"

■ 박동일 춘천문화예술회관

며칠전 원주 모기획사가 치악예술관 대관료 인상이 부당하다며 인터넷을 통해 시민의 동참을 호소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지금의 대관료 대신 입장수익의 15%와 문예진흥기금 6%를 부담한다면 이윤을 내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공연장이든 전시장인 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문화공간은 거의 ‘지방 문화창달과 시민문화생활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목적으로 건립됐다. 지방자치제 실시와 최근 경제 불황은 문화공간을 골치덩어리로 내몰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경기문화예술회관은 법인화 돼 독립운영되고 있고 앞으로 지역 문화공간도 이런 추세를 따를 것으로 본다. 바람직한 일이지만 문제는 건립목적과 취지대로 운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공간은 시민 모두에게 삶의 활력을 주는 곳, 여유로움과 위안을 주는 즐거운 곳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운영상의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문화를 시장경제 논리로 인식한다면 큰일이 아닐수 없다. ‘지역문화의 해’에 지역문화는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문화공간은 관객이 주인

■ 김귀선 속초 극단 굴렁쇠 대표

연극인으로써 도내 문화공간을 평가하자면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는 형편이다.

현장예술의 묘미를 제대로 전달해줄수 있는 소극장 하나 변변이 없고 지역에 있는 소극장은 개인 극단이 운영, 시설이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도내 문화공간은 설계와 시공부터 무대에 서는 예술인이나 관객의 입장은 고려치 않는다. 무대에 서는 사람, 그것을 관람하는 관객이 문화공간의 주인일진데 주인 입장은 제외시키고 단순하게 운영자의 입장에서 공사를 강행, 예산을 낭비하고 개관후 재시공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다양한 용도를 위해 다목적용으로 건설하는 도나 시의 입장을 이해할 수도 있지만 무대 예술인과 관객을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최근 타 시도는 소극장등 관객과의 거리를 줄일수 있는 소규모 공연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고 시공에 앞서 전문인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토론의 장도 마련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예산을 줄이고 문화복지를 실현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전문가, 관객 등 주인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달라고 주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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