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실험극장(대표 이한승·강릉 출신)의 대표작 ‘에쿠우스(Equus)’가 4년만에 무대에 오른다.

영국 극작가 피터 쉐퍼의 ‘에쿠우스’는 실험극장의 간판 프로그램이자 국내 최장공연 기록을 갖고 있는 작품으로 무대에 오를 때마다 화제가 됐다.

그동안 극심한 운영난 등으로 지난 97년 이후 ‘에쿠우스’를 무대에 올리지 못한 실험극장은 이번에 처음으로 소극장을 벗어나 중극장 규모인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670석)에서 오는 2월 9일부터 3월 4일까지 ‘에쿠우스’를 공연한다.

이번 무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주인공인 정신과 의사 다이서트 역을 처음으로 남자가 아닌 여자가 맡는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다이서트 역을 여자가 맡은 적은 한번도 없고 원작에도 다이서트는 남자로 설정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파격적인 시도라 할 수 있다.

실험극장 측은 중성적 매력을 풍기는 중견 연극배우 박정자씨를 다이서트로 내세워 중년여성의 성적 고뇌를 강하게 부각시킨다는 계획.

또 다른 주인공인 17세 소년 알런 역은 인기 영화배우 최민식의 친동생인 연극배우 최광일이 맡는다.

이한승 대표는 “과거에는 사회적 시선 등을 우려해 소년과 소녀가 마구간에서 충동적인 성관계를 갖게 되는 장면을 옷을 일부 걸친 채로 연기, 오히려 부자연스런 장면을 연출했다”면서 “선정적 효과를 노려서가 아니라 극 전개상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전라로 연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2)764-5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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