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정 일

강원대 산학협력과 서기관
지난 7일 우리나라의 교육부총리, 경제부총리, 경제 5 단체장, 대학교육협의회장인 이장무 서울대 총장, 최현섭 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장(강원대 총장) 등이 참석한 산·학·관 간담회가 서울에서 개최되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우리나라 대학과 기업발전에 관하여 대단히 중요한 사항 몇 가지를 합의하였다.

첫째, 내년 2월부터 대학 산학협력단에서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였다. 교수 창업은 위험부담이 있고, 학교기업은 교육과정과의 연계로 인한 기업 활동의 제한, 교수의 경영능력 미흡 등의 약점이 있었음에 비하여, 기술지주회사는 교육과정과의 연계 제한을 해제하였고, 대학과 기업이 공동출자하고 상호 이익을 배분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 민간기업이 자본금의 80%를 출자하여 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를 설립할 수도 있어서 대학에서 개발한 기술이 민간기업과의 협력으로 사업화가 촉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내년부터 산업체의 관점에서 대학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위하여 대학교육협의회와 경제5단체가 공동으로 팀을 만들어 평가모델을 개발 중에 있으며, 내년 하반기에 시범평가를 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서 현재 대학총장의 협의체인 대학교육협의회 주관의 대학평가보다는 대학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며, 특히 대학교육과 기업간의 질적 불일치를 해소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한다.

셋째, 산학협력 관련 정보를 DB화하여 기업과 대학에 제공하기로 하였다. 이는 대학에서 개발한 기술이 산업체에 신속히 전달되고, 산업체의 기술개발 요구가 대학에 정확히 전달 될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늦었지만 매우 바람직한 조치이다.

내년 3월~4월께 경제단체, 정부 부처, 대학이 공동으로 지역을 순회하면서 지역별 산학협력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한 것도 이 합의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조치라고 본다. 정부가 앞으로 산·학·관간 협력을 통하여 기업과 대학간 상생의 길을 열고 이를 국가 발전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은 이미 활발한 산학협력을 통하여 국가 경쟁력이 올라간 핀란드, 싱가포르, 중국의 경우에서 검증된 국가 발전 전략이므로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

대기업은 기술개발을 위한 자체 연구소 등을 가지고 있으므로 대학과의 산학협력에 다소 소극적이고, 중소기업은 자체 연구개발을 위한 인프라가 미흡하므로 신기술을 이용한 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그 지역 대학과의 기술 협력이 중요함에도 아직 실적이 많지 않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가진 강원도에서는 이 지역의 중소기업과 산학협력의 획기적인 강화는 지역 경제 발전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한라건설이 최근 춘천 근교에 기업도시를 건설하기로 한 이유로, 2010년이면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현저히 개선되고, 이 지역으로부터 우수한 인력의 수급이 용이한 점을 들었는데 이는 정확한 판단이라고 본다. 거기에다 청정 자연환경을 갖춘 춘천은 앞으로 기업 유치에 있어 어느 시·도 못지 않은 경쟁력을 나타낼 것으로 본다. 특히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산학협력을 통한 기업 발전에 특별히 앞서 나가는 시·도가 없다고 보므로 산·학·관간의 협력 강화로 현재의 기업을 지원할 뿐 아니라 새로운 기업을 활발히 유치할 때 이는 정부의 산·학·관 협력 강화 정책과 맞물려 강원도 발전의 중요한 찬스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한국 대학교육의 중요한 문제점 중의 하나가 대학 교육의 사회 적합도가 낮다는 점이고, 중소기업은 기술개발에 주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산학협력 강화를 통하여 대학과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나아가 지역과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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