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이 성성한 노인도
봄바람의 설렘으로 비상하는 대마(大馬)에 올라
위세당당 스타트한다.
그러다
삼복의 여름이 가고
가을 바람이 스쳐간 뒤
먼 산야에 오색의 물결이 넘실거리고
백설이 부실부실 내릴 때면
그제서야 의미있는 삶을 살았는가
주위를 서운하게 한 것은 없는가
수혜불망(受惠不忘)하지는 않았는가
잠시라도
마음을 비운 적이 있는가
남의 잘못을 책망하기 전에
용서하였는가
범인(凡人)은
12월이 되어서야
서둘러 현인이 된 듯
여태 흐리멍텅한
한해를 더듬으며 좀더 노력할 것을!
사소한 것에 감사하고 양보할 것을!
하나하나 반추(反芻)하며
가슴을 애써 두드린다.
인간이여
우리 하루만이라도
12월처럼 살자.
이건원·강릉시 포남 2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