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의 대설이라는 말은 20세 이하의 젊은 세대에게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눈 다운 눈’이라는 뜻. 눈이 주는 설렘과 어울린 멜로 영화 몇 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1월 들어 눈길을 끌만한 개봉영화가 없었지만 이번주부터는 설을 앞두고 다양한 영화가 관객을 유혹하고 있다.

설 대목을 앞두고 이번주 ‘버티칼 리미트’가 개봉하고 이어 다음주에는 ‘프루프 오브 라이프’와 같은 할리우드 액션 영화가 줄줄이 개봉된다. 또 아시아 액션스타로 둘째라면 서러워할 성룡이 출연하는 ‘엑시덴탈 스파이’등과 가족들이 손잡고 함께 볼 수 있는 ‘쿠스코? 쿠스코!’등의 영화가 이번주와 다음주에 연이어 개봉한다.

하지만 요즘 분위기에 가장 잘 어울릴듯한 영화는 멜로. 온 세상이 하얗게 눈 덮여있는 세상은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있는 로맨스를 끌어올린다.

최근 방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도연 설경구의 환상적인 콤비가 만들어내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와 고소영 이성재 커플의 ‘하루’또 할리우드의 멜 깁슨과 헬렌 헌트 주연의 ‘왓 위민 원트’등은 이 겨울, 로맨스를 기대하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에서는 서른세살이 되도록 변변한 사랑도 못해본 은행원 봉수(설경구)와 봉수를 바라보는 보습학원 강사 원주(전도연)의 사랑이 아기자기한 모자이크처럼 꾸며진다. 원주의 저녁식사 제의를 썰렁하게 거절해버리는 봉수는 초등학교 동창 태란(진희경)에 마음을 뺏기는데.

밤 사이에 내린 눈처럼 조금씩 쌓여가는 사랑이 일상의 평범함속에서 특별함을 전해준다.

여자의 맘을 꿰뚫어볼 수 있는 힘을 가진 닉 마샬(멜 깁슨)과 상사 달시 맥과이어(헬렌 헌트)의 좌충우돌 사랑이야기 ‘왓 위민 원트’는 뜻밖의 캐스팅과 해피 엔드로 미국내에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남성 우월주의 광고 기획자 닉마샬은 경쟁사 여직원인 달시 맥과이어를 상사로 맞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한다. 여성을 위한 제품 광고를 위해 닉은 화장도 해보고 여자 속옷도 입고 우쭐대다가 욕실 바닥에 넘어진다. 이튿날부터 닉 마샬의 귀에는 여성의 환청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단 하루밖에 살 수 없는 아기에 대한 끝없는 사랑을 그린 ‘하루’. 캠퍼스 커플로 만나 결혼한 자상한 남자 석윤(이성재)과 여리지만 강한 심성을 지닌 진원(고소영)은 결혼후 직장내에서도 인정받으며 기반을 잡는다. 둘은 아이를 기다리지만 소식이 없고 석윤은 지원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포기했던 두사람에게 아이가 생기고 석윤과 진원은 일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보낸다. 그러나 이들의 아이는 단 하루밖에 살 수 없는 운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安宣姬 sunny@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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