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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미와 혼미

장정룡 강릉대 교수

장정룡 2007년 12월 28일 금요일

   
장정룡  강릉대 교수
올해의 10대 히트상품 가운데 하나가 텔미동영상이라고 한다. 텔미춤 신드롬이 일어날 정도로 국민들은 몸을 뒤트는 이 춤사위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나에게 관심을 끄는 것은 스튜어디스나 전경들도 동참한 안무보다 ‘테테테테테’를 다섯 번이나 줄곧 랩으로 외친 다음 듣게 되는 ‘텔미’라는 가사에 있다. 그것은 ‘내게 말해 달라’는 뜻이다. 줄인다면 ‘말하라’는 것이다.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을 사랑한다고 그리고 내가 필요하다고 말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끝내 속시원하게 말하지 않으니 그 속내를 알 수 없다. 말 많은 집 장맛이 쓰다고 했듯이 이제 말만 무성했던 시간들을 반추하고자 한다.

참여정부 다섯 해 동안 정말로 많은 말들이 쏟아졌다. 국민참여를 내걸었던 정부였던 만큼 국민들이 많은 말들을 했어야 했다. 그러나 국민들이 말하기보다 그들만의 말들이 국민을 실망케 하였다. 참여정부를 짝사랑한 국민들을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비난으로 외면하였고, 혁신명분으로 권불십년세의 오기를 부렸다. 그러한 결과는 엄정한 평가를 통한 정권교체로 나타났다. 이처럼 참담한 패배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성찰해야 한다. 부동산, 교육, 세금, 환경 등 국가정책이 실종되어 국민은 실망했으며 서민경제살리기를 실패한 혼미한 정권이었기 때문이다. 지방분권의 기초를 만들고 권위주의를 탈색했으며, 금권정치를 배격한 공적들도 없지 않으나 총체적 국면에서 국민들은 변화를 선택했다. 하지만 정치대통령시대가 끝나고 단박에 경제대국을 만들 경제대통령으로 바뀐 것처럼 호들갑떠는 모습도 온당치 않다. 한 나라에 안보대통령이 따로 있고, 경제대통령이 따로 없거늘, 우리는 마치 대통령만 바뀌면 경제가 확 바뀔 것이라는 핑크빛 기대에 매몰되어 있다. 이것도 혼미한 모습이다. 이합집산을 밥 먹듯 하는 철새정치인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혼란의 정치권처럼 서민경제 재건도 청명하지만 않다. 이른바 중국, 일본, 러시아와 미국사이에서 샌드위치 형국에 놓여있고 지방경제와 서민경제가 죽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대통령에게만 맡기면 모든 것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나 희망도 버려야 한다. 경제살리기의 주역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다. 그리고 경제살리기해법은 지방경제와 국제경제에 달려있다.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살고, 세계화되어야 국가경제가 산다.

따라서 경제살리기처방은 지방경제 활성화로 불을 지피고, 글로벌 마인드로 세계경제의 리더가 되는 것이다. 신바람 팔랑개비를 대통령과 함께 국민 모두가 내달리면서 돌려야 한다. 그냥 서있으면서 바람 불기만을 기다릴 수 없다. 지방마다 신바람나게 팔랑개비를 돌려 세계경제의 주역으로 다시 서야 한다. 경제는 지표가 아니다. 경제는 삶이다. 삶의 질을 높여 문화국가가 될 때 경제대국이 될 수 있다. 경제만 살리고 문화는 죽고 정치도 죽는다면 국민은 오히려 불행해진다. 경제만 살리면 다 살아나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건강한 정치, 꿈을 주는 아름다운 문화, 정직과 순리에 따르는 문명적 질서, 그리고 누구나 고르게 행복한 가정에서 국가경제가 살아난다. 공언했듯이 가장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이면 된다. 그러면 경제도 살아난다. 진흙탕 속에 피어나는 연꽃처럼, 척박한 땅의 포도가 최고의 와인이 되듯이, 혼미한 지금은 오히려 약이 될 것이다.

언제나 소외되었던 강원도가 이제 나라의 중심이 되도록 국민성공정부는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두 차례 동계올림픽 유치실패로 도민들은 목표지향성을 상실하였다. 새 정부는 확고하게 강원도 성공을 담보해주어야 한다. 그것은 동해안 시대의 중심에 서있는 강원도의 역할과 강원도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텔미’를 외친다. 말하자, 아니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한반도에서 강원도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그리고 강원도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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