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가 최근 사제와 신도들 사이에 기공과 단전호흡이 인기를 끌 조짐을 보이자 가톨릭 교리와 배치된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사목 담당인 강우일 주교는 최근 교구내 사제와 수도회장상들에게 '기수련 문화에 대한 주의환기'란 제목의 공문을 보내 "최근 교회내 성직자와 수도자 및 신자들중에서 기공과 단전호흡 등 이른바 기를 통한 수련방법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기수련 문화가 지니는 부정적인 영향을 바로 인식해 분별있게 행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 주교는 A4용지 2장 분량의 이 공문에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보다는 개인의 건강과 안녕, 심리적 평화를 중시하는 경향이 기수련 문화 등을 포함한 새로운 종교운동의 형식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 뒤 "기공이나 단전호흡과 같은 일부 기수련 운동단체중에는 눈에 보이는 모든 물질이 에너지로서의 기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고, 기 운동을 영적인 세계와의 교감으로 생각함은 물론 인간이 우주와 합일되는 방법의 하나로 간주하는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기수련 문화가 인도하는 종교적 차원이란 지극히 초월적이고 개인적이며 신비적인 경향을 띰에 따라 그리스도교의 신앙 기조와는 결코 공존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 주교는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강 주교는 "그동안 큰 문제의식없이 건강이나 묵상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기수련 문화와 관련을 맺었던 성직자나 수도자들은 이같은 행위가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혼돈을 초래할 수 있음을 자각하고 분별력있게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강 대주교의 공문은 그동안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기공에 관심을 가져 온 일부 사제나 신도들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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