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내 전체 헌혈인 10만명 가운데 2만명의‘적혈구 농축액’이 폐기 처분됐다.

특히 폐기 혈액 대부분이 전염병 감염 등의 위험이 있는 수혈 부적격혈액 판정 때문이 아니라 자체 관리하다가 수요자를 찾지 못하고 유효기간이 지나 버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道적십자혈액원의 2000년 혈액사업 실적 보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에서는 모두 9만5천184명이 헌혈에 동참해 99년 9만3천598명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들 9만5천여명의 헌혈액 가운데 성분제제로 분리된 적혈구 농축액의 경우 2만명이 넘는 2만753명의 분량이 폐기 처분(전용 출고)돼 지난 99년 1만7천598명 분량이 폐기된 것에 비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도내 헌혈인 5명 가운데 1명의 적혈구 농축액이 버려진 셈이다.

더욱이 적혈구 농축액의 폐기사유가 검사를 통한 부적격 혈액 판정이 아닌 단순히 유효 기간이 경과해 폐기된 것이 전체 폐기량의 86%인 1만8천6명 분량에 달했다.

또 부적합혈액 판정으로 폐기된 적혈구농축액은 혈액의 용혈과 혼탁이 298명, 오염 51명,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 위험 122명, C형감염 73명, B형감염 634명, 매독 26명, 간기능 검사 부적합 혈액 819명 등이었으며 제품불량으로 인한 혈액채취 백(Bag)파손으로 인한 폐기도 111명분량이나 됐다.

이처럼 적혈구 농축액이 유효시한 경과로 다량 폐기되고 있는 것은 유효기간이 채혈 후 35일로 짧은 것도 한 이유지만 혈액을 공급받는 병의원마다 유효기간이 많이 남아 있는 신선한 혈액을 요구하고 이에 혈액원측도 그대로 응해 ‘先入先出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등 현 헌혈 공급체계의 난맥상에 큰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도적십자혈액원 朴孟壽 제제공급팀장은 “기한경과 폐기는 적혈구농축액만 그런 것으로 같은 사람이 헌혈한 혈소판농축액과 신선동결혈장은 전혀 문제가 되고 있지 않다”며 “현재 헌혈폐기를 줄이기 위해 채혈전 병력 문진 강화와 성분헌혈 권장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헌혈에 더 많은 분이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金根成 root@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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