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영 변호사

임대영  변호사
새해에는 무언가 달라지리라는 희망을 안고 새해 아침을 맞았다. 막연한 기대지만 몇 년만에 가져보는 마음이다. 군부독재시대에 9시 뉴스가 나오면 등장하는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뉴스 채널을 돌린 시대를 살아온 우리가 지난 몇 년간 그러한 기분을 느끼며 TV 채널을 바꾼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대통령선거 전에 가졌던 의혹과 불안감을 뒤로 한 채 이명박 당선인이 나오는 뉴스를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이명박 당선인이 국민의 소리, 지난 수 년간에 제기된 문제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믿을 만한 말과 행동을 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독선과 아집이 신념이라고 생각하고 지지할 때는 국민이 현명하고 반대할 때는 국민이 우매하다고 생각하는 정치가는 민주주의를 안다고 할 수는 없다.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될 수 있는 정책이란 국민의 지지를 받고 국민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결정한 것이어야 한다.

여론에 반하는 것(지지자도 있지만)이 마치 개혁이라고 생각하는 의식으로는 결코 지속성을 갖는 정책을 입안할 수 없다. 시행한지 몇 년이 되지 않아 변경되는 교육정책, 결국 예산낭비로 끝나고만 기자실의 대못 박기, 열린 마음으로 정치를 하겠다고 창당한 정당이 결국 국민의 마음을 열지 못해 몇 년이 가지 않아 문을 닫는 현실, 자신들의 정책이 옳다는 것을 굳게 믿고 자칭 참여정부포럼을 만들었다가 임기가 끝나기 전에 해체하고 마는 상황, 역대 대통령 중 최다 해외순방을 했지만 국익에 남다르게 보탬이 되었다는 평을 듣지 못하는 점, 젊은이와 서민들의 지지를 받고 탄생한 정권이 젊은이와 서민들로부터 배척받은 점 등을 반면교사로 삼아 새 정권은 현 정권이 왜 국민으로부터 멀어지게 되었는가를 깊이 성찰하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될 것이다. 만약 새 정권도 동일한 실수를 반복한다면 그들의 실패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고통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국민이 압도적인 지지로 대통령으로 뽑아 주었다고 하여 이명박 당선인의 모든 정책을 지지하였다고 봄은 오산이다. 당선인측은 한반도 대운하가 국민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공약사항이라고 보고 대통령인수위원회에 ‘한반도 대운하 태스크포스(TF)’팀을 따로 만들어 대운하 추진을 기정사실화하고 논란의 대상이 아니라고 밀어붙일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 시급한 것은 당선인이 당선 직후 말한 ‘경제살리기와 국민통합을 이루겠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노무현 정권이 집권 초반에 암초에 부딪히고 대통령을 그만두겠다는 등의 발언이 나오고 결국 탄핵까지 간 것도 자신의 뜻이 옳다고 믿고 여론과 상반된 정책 추진을 하다가 일어난 일이고, 결국 이를 시발로 하여 지난 5년이 정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보냈고 그로 인해 국민은 제발 시간이 빨리 가기만을 고대하는 시절을 보냈다는 점과 이로 인해 이명박 당선인이 당선되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 국민들은 당선인에게 기대를 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안고 새해를 맞이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나라의 지도를 바꾸는 일인만큼 파급효과가 크니 국민의 의사를 묻고 또 물어서 하는 신중함과 겸손함이 있어야 할 것이다. 첨언한다면 업적을 드러낼 수 있는 사업도 중요하지만 소외된 강원도에 대한 개발공약도 실천하는 의지를 명확히 가져 주기를 당선인에게 부탁드린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