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작년 이맘때 뉴밀레니엄을 외치며 세상이 금방 달라질 것 같은 환상에 빠진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면에서 나아진 것은 없다. 어느 누구의 슬로건 만으로 쉽게 바뀌는 것은 없다. 특히 민족문화나 민족예술은 민중이 살아오면서 터득한 지혜가 응집된 ‘삶의 가치’에 초첨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민족문화예술이 신자유주의적 지구화, 자본의 세계화 등에 위협받고 있는 이때에 우리가 수호해야 할 것들은 ‘소수문화’나 ‘지역예술’ 일 것이다. 금년을 ‘지역문화의 해’로 정한 정부의 생각도 이런 취지로 보여진다.

물론 민예총에서 해야 할 일은 더욱 많아 질 수밖에 없다. 그간 지부별로 지역 특색에 맞게 실시해온 행사들은 꾸준히 이어갈 것이다.

특히 민예총 강원지회 차원에서 시행할 사업 몇 가지를 꼽는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예술에 경영마인드를 도입해 예술의 운영을 개선해 볼 필요가 있다. 수요자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거기에 맞는 기획과 프로그램을 개발해 홍보와 마케팅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갖추지 못한다면 우리 것을 지켜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수요자로부터 외면 당하고 말 것이다. 각 지부나 단체에 경영마인드가 도입 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갈 계획이다.

둘째, 남북문화예술 교류 및 통일 기틀 마련에 대비한 예술활동 전개의 필요성이다. 속초 청호동을 기점으로 한 ‘통일문학제’를 5회째 치러 냈다. 그외 통일 관련 행사는 지부별로 특색에 맞게 여러 형태로 실시되고 있다. 앞으로는 제도적 정착을 위한 심포지엄이나 교류를 위한 기초작업이 필요하다.‘서울의 화두는 평양’전(2000.12∼2001. 1)은 북한에 대한 시각이 ‘낮추어 보는 시각’이 아닌 ‘소중히 여기는 시각’이 되도록 작품을 통해 유도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동질성을 확인하고 공론화 할 수 있는 작업들을 확대해 갈 것이다.

셋째, 예술장르 특색에 맞는 상호연대가 필요하다.

지난해 ‘강원민족예술단’이름으로 5개지부 연행패가 연합한 ‘대륙아리랑’공연을 치러냈다. 민족극으로서 우리민족의 근현대사를 담아낸 대작으로 보완해야 할 점도 많았지만 주목을 끄는 행사였다. 동해지부, 속초지부에서의 사진위원회에서는 영동지역 산불 관련한 ‘사진생태보고서’, ‘노인초상사진 무료 제공’등은 현장감은 물론 지역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일들을 능동적으로 찾아서 해낸 결과였다. 지역사회와 좀 더 가깝게 호흡할 수 있는 사업을 기획하고 육성해 갈 것이다.

끝으로 우리 예술의 정체성 구현에 앞장서 온 민예총에 박수를 보내준 강원도민께 감사드린다

<엄상빈 민예총 강원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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