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사실주의 화풍의 원로화가 이상원씨(66)의 해외 나들이가 근래들어 부쩍 잦아졌다.

춘천이 고향인 이씨는 정규 교육을 받지 않고 홀로 미학의 세계를 깨우쳐 온 화가. 그는 세밀한 리얼리즘을 앞세워 생성과 소멸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깊이있게 탐색해 왔다. 이씨의 묘사 테크닉은 완벽에 가까워 리얼리즘의 본고장인 사회주의 국가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그는 오는 21일부터 30일까지 중국 상하이(上海)미술관에서 한국 작가로는 최초로 초대전을 갖는다. 전시작은 100호에서 300호에 이르는 대작 23점. ‘시간과 공간’ ‘동해인’ ‘해변’ 등 치열한 민중적 삶이 느껴지는 작품이 대부분이다.

상하이미술관측은 전시 도록에서 “심오하고 섬세한 필법으로 온갖 세상 역정을 두루겪은 인물과 일상의 생활풍경 묘사에서 작가의 끝없는 노력과 깊은 사고를 찾아볼 수 있다”고 호평했다.

학연이 중시되는 국내에서 별 주목을 받지 못하던 그는 1998년 러시아의 연해주 주립미술관 전시를 계기로 갑자기 바빠졌다. 그해 베이징(北京)의 중국미술관에서 해외전을 가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프랑스 파리의 살페트리에르와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국립 러시아 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열었다.

특히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립 러시아 미술관 전시는 외국 생존작가에게 처음 허용된 초대전이어서 더욱 눈길을 모았다. 이씨는 이곳에서 99년 11월 26일부터 12월 21일까지 특별개인전을 열어 ‘시간과 공간 속에서’등 100여점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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