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미래 `히딩크호'가 승부차기 끝에 힘겹게 첫 승을 신고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27일 홍콩스타디움에서 열린 칼스버그컵축구대회 파라과이와의 3-4위전에서 전,후반 90분동안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김용대의 선방에 힘입어 6-5로 이겼다.

지난해 12월 정식계약을 맺고 지난 12일부터 본격적으로 지휘봉을 잡은 히딩크 감독은 이로써 공식대회 출전 2경기 만에 첫 승을 올렸다.

히딩크호는 지난 24일 노르웨이와 가진 데뷔전에서 2-3으로 역전패했었다.

이날 5명씩 키커로 나선 승부차기를 5-5로 비긴 한국은 김용대가 6번째 키커인우고 오르티스의 슛을 막아내고 이어 이민성이 가볍게 골을 성공시켜 3위로 대회를마쳤다.

첫 승을 거두긴 했지만 노르웨이전에서와 마찬가지로 가능성과 숙제를 동시에드러낸 한판이었다.

수비는 공격진의 가담이 많아 1차전에 비해 안정적이긴 했으나 측면돌파와 센터링에 의한 순간적인 공간침투에는 여전히 취약했고, 공격 역시 김도훈과 유상철간호흡이 제대로 맞지 않은 데다 중앙 미드필더들이 수비에 치중한 나머지 날카로움을 찾기 힘들었다.

김도훈과 유상철을 `첫 승 투톱'으로 세운 한국은 미드필드에 고종수 박지성 이영표 박성배를, `일자(一字)수비'에 김태영 이민성 홍명보 심재원으로 선발 라인업을 내세웠다.

전반 5분 홍명보의 프리킥을 김도훈이 가슴 트래핑한 뒤 오른발 터닝슛으로 포문을 연 한국은 전반 시종 주도권을 쥔 채 활발한 공격을 펼쳤으나 패스워크와 슛이정확하지 못해 득점에는 실패했다.

파라과이는 다 실바와 베론이 각각 옐로카드를 받는 등 거친 수비로 맞서다 35분께 수비의 빈틈을 뚫은 모리니고의 강력한 슈팅으로 반격에 나섰으나 42분 김도훈과 44분 심재원에게 실점 위기를 허용하는 등 한국의 강력한 압박에 허둥댔다.

한국은 골키퍼 김병지 대신 김용대를 투입한 후반 들어 공격의 고삐를 더욱 당겨 11분 고종수가 파라과이의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고 마침내 침묵을 깼다.

노르웨이전에서도 선제골을 넣었던 고종수는 아크지역에서 유상철의 전진패스를받은 뒤 뛰어나오는 골키퍼를 보면서 왼발로 강슛, 골네트를 흔들었다.

그러나 한국은 첫 골을 얻고 긴장한 탓인지 수비 조직력에 허점을 드러냈고 결국 23분 어이없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심재원은 오른쪽에서 올라온 센터링을 헤딩으로 걷어내려 했으나 잘못된 위치선정으로 공은 등에 맞고 골문 앞에 떨어졌고 모리니고는 이를 놓칠새라 오른발로 툭차넣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에 한국은 서정원과 최용수를 교체 투입하며 공세를 폈으나 패스워크 난조로추가골을 넣지 못했다.

한편 이어 벌어진 결승전에서는 노르웨이가 홍콩프로선발팀을 2-1로 꺾고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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