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자핸드볼팀이 세계핸드볼계의 철옹성 러시아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한국은 24일(이하 한국시간)부터 29일까지 열린 2001 세계선수권대회 예선 C조에서 3승2패를 기록하며 선전했으나 순위 다툼을 벌이던 크로아티아가 조 선두 스페인을 꺾는 바람에 조 4위로 밀려 16강에서 D조 1위 러시아와 31일 격돌하게 됐다.

약체 미국, 그린란드와 함께 C조에 편성된 팀들이 가장 신경을 썼던 것도 예선을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와 16강에 만나지 않도록 순위를 조정하는 것이었다.

러시아는 비록 9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스웨덴에 져 준우승했지만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우승하는 등 줄곧 정상의 자리를 유지해 왔다.

한국과 세계선수권에서 3번 만났던 러시아는 93년 대회때 33-18, 97년 대회때 32-15, 99년 대회때 31-23으로 모두 승리,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보다 한 수 위다.

국제경기 244회 출전의 관록을 자랑하는 세계최고의 골키퍼 안드레이 라브노프(39)가 여전히 버티고 있고 195㎝, 95㎏의 골잡이 바실리 쿠디노프(국제경기 606골)가 이끄는 공격진은 육중함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이번 대회 들어 67.6%의 높은 골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는 에두아드 코크차로프도 언제든지 득점에 가세할 태세다.

이에 맞서는 한국은 득점랭킹 1위 윤경신(35골)의 중거리슛과 백원철의 속공으로 러시아의 높은 벽에 도전하지만 문제는 러시아의 공격을 60분 동안 막을 수 있는선수들의 체력이다.

크로아티아와의 예선전에서는 윤경민이 전진수비를 펼치며 수훈을 세웠지만 힘과 장신을 이용한 상대의 피봇 플레이를 막기에는 힘이 달린다.

특히 장신(203㎝)의 윤경신이 수비에 치중, 힘을 뺄 경우 자칫하면 공격마저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김성헌 대표팀 감독의 고민이다.

김 감독은 "모든 면에서 러시아에 뒤지지만 한국핸드볼이 한 단계 오르기 위해서는 언젠가는 넘어야 할 벽이다"며 모처럼 찾아온 8강 진출의 기회를 쉽게 넘겨주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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