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동안 잃어버린 아들 얼굴을 한번이라도 보고 죽고싶어 백수를 넘겨 살고 있다우.”

22세의 나이로 함경북도 청진으로 돈벌러 나간뒤 6·25 전쟁이 터지면서 소식이 끊겨 생사확인을 할수 없던 아들 金정우씨(77·평안남도 운곡지구 전산구)가 30일 살아있다는 소식을 접한 李霜玉 할머니(102·속초시 금호동)는 기뻐서 어찌 할 줄을 몰랐다.

李할머니의 장남인 정우씨는 지난 48년 8월 당시 북한 치하였던 고성군 죽왕면 야촌리에서 끼니를 잇지못할 정도로 궁핍하게 살아 돈을 벌기 위해 함북 청진으로 떠났다.

그러나 전쟁통에 아들의 소식을 알 수 없게 되자 李 할머니는 “아들을 보기전에 죽으면 조상볼 면목이 없다” 며 고기 등 육식을 전혀 하지않고 주로 채식을 하며 건강을 유지해 올 정도로 억척스런 인생을 살아왔다.

李 할머니는 약간 청력이 떨어지는 것 외에는 평소 규칙적인 운동 덕분에 백수를 넘긴 노인 답지않게 기력이 정정했다.

李 할머니는 장남 정우씨외에 장녀 정자(71) 차녀 정비(66) 3녀 정선(63) 4녀 정인(54) 등 1남4녀의 자식을 뒀다.

현재 속초시 금호동 언덕받이에 있는 3녀 정선씨 집에 살고 있으며 고성군 문암리에 있는 장녀 정자씨가 4년전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할뿐 세딸은 속초 중앙시장 속칭 먹자골목에서 3형제 순대집을 하며 넉넉지 않은 삶을 살고있다.

차녀 정비씨는 “어머니는 자나깨나 장남 걱정으로 한 평생을 보내셨다”며 “이번에 꼭 오빠를 만나 어머니의 소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눈물을 흘렸다.

束草/ 全濟勳 jnew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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