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북측 가족들의 생존을 확인, 오는 3월15일 서신교환을 할 수 있게 된 남측 이산가족들은 ‘50년만의 안부’에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혈육이 살아있음을 알고도 아직 상봉할 수 없다는 사실에 못내 안타까워했다.

◇…“너무나 떨려 어제 한 잠도 못잤다우.”

동생들이 살아있다는 연락을 받은 黃재숙 할머니(80 ·홍천군 두촌면 자은리)는 믿기지 않는 듯 말문이 막혔다.

50년전 홀로 월남한 黃할머니는 지금까지 혼자 살고있어 가족에 대한 그림움이 더 했다.

7남매중 둘째인 黃할머니는 “예전 고향마을과 가족들의 기억이 생생하다”며 “하루빨리 상봉의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에게 밥한끼 못 대접해 드린게 한스럽네요”

20대의 꽃다운 나이에 삯바느질로 어려운 살림을 도우려고 황해도 사리원에서 서울로 내려왔다가 전쟁통에 눌러앉아 50여년간 가족과 생이별을 하게됐다는 安봉순 할머니(75·춘천시 신동면 증리)는 30일 어머니의 사망소식을 전해듣고 “그저 죄스럽기만 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安할머니는 “여동생이 북한에 살아있는 것이 다소나마 위안이 된다”며 “북한에 가면 어머님 산소를 제일먼저 찾아 뵙고 싶다“고 말했다.


◇…“왜 이제서야 죽어서 연락이 온단 말이오”

북한에 가족이 형제밖에 없던 朴병창 할아버지(87·태백시 철암동 산61번지)는 형이 4년전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 “조금만 더 살지” 하며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북에 두고온 아들도 4년전 죽었다는 소식에 망연자실한 朴할아버지는 연실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북에 두고 온 딸이 살아 있다는 소식을 접한 高재순 할아버지(80·철원군 동송읍 장흥리) 는 “죽은 딸이 살아온 것 같아 믿기지 않는다 ”며 “어린딸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부모님의 사망소식에 눈시울을 붉히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柳志喆 bright@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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