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첫 보름달이 둥그렇게 떠오르는 정월 대보름(2월 7일)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정월 14일 저녁에는 오곡밥과 아홉가지 묵은 나물을 곁들여 식사하고, 달을 보며 소원을 빌고, 논두렁이나 밭두렁의 마른 풀과 나뭇가지를 태우고, 아이들은 깡통에 구멍을 내고 잔솔가지 등으로 불을 피워 돌리며 쥐불이야를 외치곤 했다.

또 새벽이 되면 내 더위 사가라하며 더위를 팔고 부럼, 귀밝이술, 팥죽 등으로 건강한 한 해를 기원했던 정월 대보름.

대보름날 새벽에 깨무는 부럼으로는 밤 호두 은행 잣 땅콩 등 견과류를 썼고 아침에 웃어른께는 데우지 않은 청주를 드리고 귀가 밝아지고 일 년 내내 좋은 소리만 듣기를 기원했다.


■오곡밥

대보름의 대표적인 음식 오곡밥은 아홉번 먹어야 좋다는 세시 풍속이 있었고 세집 밥을 먹어야 좋다고 해서 이웃과 나눠먹었다.

△재료=찹쌀 3컵, 수수 1컵, 팥 1컵, 기장 1컵, 서리태와 울타리 밤콩 섞어서 1컵, 팥 1컵, 소금 약간

△ 만드는법

① 찹쌀과 수수는 씻어서 물에 불리고 팥은 삶아 놓는다. ② 불린 찹쌀과 수수에 팥, 기장, 서리태, 울타리 밤콩 등을 섞는다. ③찜통에 물을 넣어 끓이다가 베 보자기를 깔고 ②를 쏟아넣은 후 1차로 찐다. ④60~70% 쩌지면 그릇에 쏟아서 소금 섞은 물을 붇고 주걱으로 잘 섞는다. ⑤찜통에 베보자기를 깔고 ④를 넣은 뜸을 들이듯이 찐다.


■약밥

오곡밥과 더불어 정월대보름에 꼭 해먹었던 음식중으로 하나로 찹쌀에 밤, 대추, 잣 등을 넣고 간장으로 색을 낸 것으로 밥이라기 보다는 떡에 가깝다.

△재료=찹쌀 6컵 밤 10개 대추 20개 흑설탕 200g 참기름 1/2컵 간장 3큰술 실백 2큰술 계피가루 3작은술 꿀 2큰술

△만드는법

① 찹쌀을 깨끗이 씻어 1시간 정도 불려서 30~40분간 찜통에 찐다. ② 대추는 씨빼고 4등분하여 준비하고 대추씨와 물 3큰술을 흑설탕을 섞어 낮은 불에서 한참 끓인다. ③ 밤은 껍질까서 2등분한다. ④ ①의 쪄진 찹쌀에 ②의 대추씨 끓인 국물 간장 꿀 참기름 계피가루 넣고 잘 섞어서 밤 대추 넣고 참기름 냄새가 나지 않을때 까지 다시 찐다. 다 쪄지면 잣을 뿌리고 꺼낸다.


■아홉가지 나물

가을에 저장해 두었던 호박, 가지, 시래기, 곰취, 버섯, 고사리, 도리지 등을 말리거나 묵혀 두었던 나물을 물에 불려 삶아 무치거나 볶는 방법으로 요리한다. 말린 나물중 고사리, 고비, 고구마 줄기, 도라지, 시래기 등은 푹 삶아서 물에 담가 우려내고 호박, 가지, 버섯 등은 불려서 물기를 꼭 짠다.

나물에 갖은 양념하여 냄비에 담고, 약간의 기름을 두르고 볶다가 물을 조금 두르고 뚜껑을 덮어 폭 뜸을 들여 저분저분한 나물이 되도록 한다. 이것이 묵은 나물 맛나게 하는 비결이다.

安宣姬 sunny@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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