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듯 산마루에 어깨를 걸쳐놓고

한 생각 베고 누워

풍경소리 듣는 한낮

뭇 새의 울음소리도

잠시 물러앉는다

몇 생을 되돌아 와

이 소리 또 듣는가

시름을 졸고 나면 어둔 꿈 깨이려나

일주문 문턱을 넘는 무량겁(無量劫), 저, 풍경소리

잠들면 또 그 소리 심연(深淵)에 돌 던지고

골 깊은 파문헤쳐 언덕에 다다르면

이 졸음 끝인가 놀라

돌아눕다 눈 뜬다

신완묵·시인(바다시 낭송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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