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기·정선소방서장
이제 눈이 비로 바뀐다는 우수가 지나고 대동강물도 풀린다는 경칩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안타까운 사고 소식을 자주 듣게 된다. 바로 빙상 안전사고다. 입춘을 지나 얼음의 강도가 약해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얼음판 안전사고가 빈발한다. 며칠전 우리 소방서 관할에도 얼음판을 건너던 청소년이 얼음이 깨지면서 익사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지점 인근에 인명구조용 구명부환과 로프가 비치되어 있었지만, 혼자 얼음판을 건너다 변을 당한 것이다.

얼음 두께는 물의 깊이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 수심이 얕은 곳은 얼음 두께가 두껍고, 수심이 깊은 곳은 얼음 두께가 얇다. 강물의 유속도 얼음 두께에 영향을 준다. 여울처럼 물의 흐름이 빠른 곳은 얼음두께가 얇아 위험하다. 얼음 두께가 10cm이상 되는 곳은 안전하다고 하지만 얼음판에는 빙질이 약한 부분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눈이 덮여 있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이미 누군가 뚫어놓은 구멍이 있어 실족하는 사고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동행한 어린이는 얼음두께를 확인하여 안전을 확인하고, 반드시 보이는 곳에서 놀도록 주의를 줘야 한다. 얼음이 깨져 물에 빠졌을 때는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철엔 옷을 여러 겹 입고 있기 때문에 옷 사이에 있는 공기의 부력으로 바로 가라앉지는 않는다.

얼음물에 빠졌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얼음이 남아있는 쪽으로 다가가서 팔을 넓게 벌리고 체중을 분산시켜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위치를 알려서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또 주머니에 열쇠나 쇠붙이가 있으면 얼음판을 찍고 나올 수도 있다. 주변에 일행이 있어 구조를 시도한다면 신중해야 한다. 우선 빠진 사람이 허우적거리지 않게 얼음판에 몸을 의지하여 기다리게 유도하고, 주변에서 로프나 장대 또는 사다리 등 구조할 사람과 빠진 사람을 연결할 도구를 이용하여 구조해야 한다. 부득이 구조할 사람이 얼음판에 올라가야 한다면 서있는 것 보다는 엎드리는 것이 더 안전하다.

우원기·정선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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