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연예인 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 각 포털사이트 주요 카테고리의 세 축은 뉴스 스포츠 연예이고 실시간 이슈 검색어 상위는 연예인이나 TV 프로 관련 이야기니 싫든 좋든 연예인의 시시콜콜한 신변잡기를 접해야 한다. 대중문화는 자연스러운 일상 속에서 낯설지 않게 존재한다는 것을 가장 큰 특징으로 한다고 ‘대중문화의 이해’에서 김창남 교수는 말한다. 이는 대중이 문화 전달 주 매체인 연예인을 역할모델로 삼는 것은 상당 부문 무의식 속에서 진행되는 일임을 설명하는 말이다. 유명인의 행동은 순식간에 유행처럼 번지기도 한다는 ‘베르테르 효과’는‘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주인공 베르테르가 자살하자 그를 모방해 따라 죽는 젊은이들이 늘어난 현상에서 유래한 말이다.

한 때 뉴스에 오르내릴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던 여자 연예인 셋이 있다.이들은 모두 ‘이혼녀’이고 홀로 자녀를 키우며 가정을 꾸려 나가는 ‘싱글맘’이다. 이들이 최근 주목받는 이유는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싱글맘들의 권리를 찾아 나섰다는 데 있다. 최진실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들의 성과 본을 자기 성으로 바꿔 달라는 신청을 법원에 했다. 전적으로 양육을 책임지고 있는 그녀로서는 당연한 권리찾기이지만 호주제 중심이었던 우리네 사회적 분위기에서는 용감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이혼 후에도 자신의 아기를 갖고 싶었던 MC 허수경은 기증정자를 통한 시험관 아기 시술에 성공해 이름도 낯선 ‘비혼모’ 엄마가 되었다. ‘오양 비디오’ 사건으로 연예계를 떠나 은둔했던 오현경이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세상 밖으로 나왔다. 10 년 만의 일이다.

한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하루 평균 911쌍이 결혼하고 342쌍이 이혼한다. 전국 가구수 중 한 부모 가구의 약 80% 정도가 싱글맘 가정이다. 싱글맘 연예인들이 사회적 편견에 맞서 고군 분투하며 건전한 방법으로 자신의 일과 육아에 모두 성공하는 모습은 가슴 찡한 감동을 선사한다. 우리사회 많은 싱글맘들에게 동질감과 대리보상 그리고 따라하고 싶다는 동기부여를 주는 것만으로도 이들의 커밍아웃은 성공한 외출인 셈이다.

조미현 출판기획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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