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수급 어려워… 13명중 11명이 3학년

지난 98년 창단돼 올해로 20년 전통을 자랑하는 설악고(옛 속초상고) 야구부가 선수 수급의 어려움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설악고는 98년 창단 첫해 청룡기 8강, 화랑대기 4강의 신화를 이뤄내며 지역주민들과 동문들에게 고교야구 열풍을 몰고왔지만 최근 2∼3년사이 신입생들을 충분히 받지 못해 선수 가동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현재 설악고 야구부는 3학년 11명, 1년생 2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돼 선수 부상 등을 감안한 최소 필요 인원인 17∼18명에 못미쳐 정상적인 경기 출전을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한때 전국대회 4강에 오르면서 30여명의 두터운 선수층을 확보했던 설악고 야구부는 올해 자칫 선수수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내년에는 해체 문제까지 거론될 수도 있는 위기상황에 몰릴 형편이다.

올해 50여년 전통의 춘천고 야구부가 선수 부족으로 해체된 점을 감안할 때 이같은 우려 상황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실제로 설악고는 지난해 예선전 없이 출전하는 봉황대기 대회에 부상 선수 등으로 경기 엔트리를 못채우는 바람에 출전을 하지 못했다.

설악고 야구부는 그동안 설악중이나 경포중 등 도내 중학교 야구부에서 선수들을 스카우트했지만 2∼3년전부터 서울이나 수도권 고교에서 도내 중학교 선수들을 스카우트해 가거나 학부모들이 좋은 여건을 찾아 수도권 고교로 진학시키는 바람에 신입 선수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올해도 설악중 야구부 졸업생 6명 가운데 단 1명만 설악고로 진학하고 나머지는 서울 등 수도권 학교로 진학했다.

이 때문에 대회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신입생 확보가 어려운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민상기 설악고 야구감독은 “올해는 그럭저럭 기존 선수들로 꾸려갈 수 있지만 당장 내년부터는 대회 출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올 상반기 직후에는 선수 확보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설악고는 오는 19일 시즌 첫 대회인 황금사자기 대회에 출전하며, 8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투수진이 괜찮은 반면 타력이 약해 대회 개막전까지 체력훈련과 기술훈련을 반복하며 속초 야구 부흥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속초/김창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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