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체육의 대부'인 임기준 도체육회 실무부회장(77)이 한국 빙상의 차세대 대표주자인 문준(19)에게 장학금 800만원을 전달, 화제가 되고 있다.

임부회장은 13일 강원체고 졸업식에 참석, 한장호 강원체고교장, 이상훈 전교육장 등 체육계 원로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올해 대학에 진학하는 문준을 위해 그동안 남모르게 저축해놓은 목돈을 전달한 것.

임부회장이 이날 내놓은 장학금은 4년전부터 자신의 용돈을 아껴 문준 명의로 교육보험을 매달 10만원씩 적립해 모은 518만여원과 임부회장의 이같은 ' 제자사랑'을 전해들은 이무영 KSS사장이 지난해부터 매달 20만원씩 후원금을 보내온 것을 정기적금에 불입한 277만여원.

지금도 허름한 단독주택에서 검소하게 생활하고 있는 임부회장이 이같은 큰 돈을 선뜻 내놓자 주위를 더욱 놀라게 하고 있다.

"문준 장래를 책임져 주겠다는 약속을 지켰을 뿐"이라고 말하는 임부회장은 "문준이 한국을 대표하는 빙상선수뿐만아니라 학업에도 정진해 체육학박사로 강단에 서는 것을 보는게 꿈"이라고 말했다.

임부회장과 문준의 각별한 인연은 10년전인 92년부터. 초교 1년때 아버지를 여의고 외할아버지(이상업씨.75)와 함께 어렵게 생활하던 문준이 춘천교대부속초교 3학년때 교육감기 빙상대회에 참가, 임부회장의 눈에 띄인 것. 빙판을 지쳐나가는 문준의 재능을 일찌감치 감지한 임부회장은 국제적인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10년을 하루같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강원도 출신의 세계적인 빙상선수를 키우는게 소원이라던 임부회장에게 고교1년생이던 문준은 99년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5천m에서 '보답의 은메달'을 선사하며 이들의 남다른 사제사랑이 세상에 알려졌다. 임부회장을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문준은 "할아버지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오늘의 자신을 있게 했다" 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노력해 2002년, 2006년 나아가 2010년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해 할아버지 어깨에 걸어들일수 있도록 늘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노스승에 대한 건강을 염려했다.

오는 23일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세계주니어 빙상대회에 팀후배인 여상엽과 함께 출전하는 문준은 정들었던 강원체고를 떠나면서 "강원빙상에 자존심을 걸고 앞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할아버지의 손을 꼭잡았다.

孫健一gis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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