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태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운 금수강산에 따사한 봄기운이 새 생명을 움 돋운다. 그윽한 아침, 홍난파 작곡 ‘봄처녀’를 바리톤 오현명의 목소리로 듣는다. 봄 맞이 가곡을 듣건만 흥겹고 신나지 않는다.

천장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기름값, 하룻밤 지나면 올라간 물건 값에 놀라는 주부들의 한숨 소리가 들린다. 증권사 객장에서 내리막을 달리는 주식 값에 울부짖는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러한 것들이 낙담스러운 국민들의 경제에 관한 소리들일 게다. 귀중한 어린 생명을 앗아간 악당의 모습이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 이것이 우리의 사회의 모습인가. 저 잘 났다고 우쭐대며 공천 후유증으로 좌왕우왕 하는 무리들의 모습. 이것이 진정한 정치가들의 얼굴들인가. 투기와 야바위로 쉽게 번 돈을 펑펑 쓰며 소위 문화 생활을 즐기는 졸부들의 알량한 행태. 이것이 우리 문화인의 모습인가. 시새움으로 흉보며 불목하여 이웃을 해치고 가정을 파탄하게 하는 잘못 되어가는 세태, 이것이 우리의 도덕적인 모습인가. 어느 것 하나 둘러봐도 한심한 꼴의 연속이다.

지금의 세상이 이러하거늘 봄의 노래가 즐거울 수 있겠는가. 그러나 절망만 할 수 없지 않은가. 선현들이 난세를 사는 지혜를 일러 주었으니 그것을 실천하면 아름다운 삶이 되리라 자위해 본다.

공자는 인간이 갖출 네 가지 덕목인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제시하고, 그 중 인(仁)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사람(人) 둘(二)이 하나가 되면 어질(仁)게 되니, 신뢰를 바탕으로 의지하며 하나로 뭉쳐 사는 것이 세상 이치라고 교훈 하였다.

불타(佛陀) 석가모니는 “모든 존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다”라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남에게 나쁜 영향을 끼쳐 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며 불교의 자비(慈悲)를 설파하였다.

기독교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을 얻고 세상에 사는 동안 산상 보훈과 열가지 계명을 지키고 주기도문을 실천하라고 했다. 사랑, 희락, 화평, 인내,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의 아홉가지 성령의 열매 맺는 생활을 하면 지상 낙원이 이룩된다고 했다. 이를 실천하면 죽음 후에 영원한 천국에 안락하게 된다는 것을 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네 인생은 자의자력으로 생활하며, 자행자지(自行自止)의 행동을 취하려 함으로 남을 속이게 한다. 또 해코지 하고 죽이기를 예사롭게 하는 거친 마음으로 세상을 사는 경우가 많다. 이제 새봄을 맞아 새로운 마음가짐을 하게 되는 시기이다. 새로운 지도자의 영도(領導)로 어려운 경제가 회생되고, 사회도덕이 바로 서고, 서로 존경하며 신뢰를 바탕으로 화해와 협력으로 나라를 바로 세우기에 진력을 다할 때이다.

요즈음 기독교 교회에서는 부활절을 앞두고 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지역과 이웃을 위하여’, ‘소외된 계층이 위로 받고 안정된 생활을 하도록’이라는 제목을 달고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 40일의 사순절 새벽 특별 기도가 온 국민에게 마음의 띠로 이어져 국태민안(國泰民安)하고 봄의 교향악이 청라 언덕 위에 울려 퍼져 모든 슬픔이 사라지는 봄의 찬가를 부르게 될 날을 두 손 모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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